中 핵심 경제부처 최고 수장, '시진핑 인물'로 판갈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허리펑 주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상무부, 은행감독관리위원회 등 경제부처의 핵심 부처 수장들이 일제히 시진핑 국가 주석 측근으로 교체됐다. 일부에서는 시 주석이 최고 지도부의 판을 다시 짜는 제19차 공산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1인 권력 강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중국 펑황망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쉬샤오스 주임(장관급)이 물러나고, 허리펑(62) 부주임이 주임 자리에 올랐다. 가오리청 상무부 부장도 퇴임하고 대신 중산(62) 상무부 국제무역협상 대표가 부장으로 승진했다. 은행감독관리위원회도 샹푸린 주석이 사임하고, 궈수칭(61)산둥성 성장이 새롭게 주석직을 맡았다.


시 주석이 이처럼 핵심 경제부처 수장을 대거 교체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일부에서는 올 가을 공산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이 ‘시자쥔’(習家軍·시진핑의 옛 직계 부하 직원들 인맥)을 대거 등용하며 1인 권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한다.

중국 상무부 중산 부장<br>

실제 ‘작은 국무원’으로 불리는 막강 경제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 허리펑 주임은 시 주석이 푸젠성 성장으로 재직할 때 부하 직원이었다. 발개위는 중국의 경제개혁과 거시조정 정책, 투자 프로젝트, 경제·사회발전계획을 총괄하는 핵심 부서로 이곳 수장을 시자쥔 인물로 앉혔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상무부 중산 부장도 시자쥔으로 시 주석과의 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산 부장은 특히 시자쥔 내 최대 계파로 꼽히는 ‘즈장신쥔’의 대표 인물이다. 즈장신쥔은 시 주석이 저장성 서기로 있을 때 그와 인연을 맺은 인물들을 일컫는다. 중산 부장은 당시 시 주석 밑에서 저장성 부성장을 지냈다. 중 부장은 양자 무역협상 업무를 책임지는 국제무역협상부 대표로 오래 근무해 앞으로 미·중 무역갈등을 총괄할 상무무 부장으로 적임이라는 평이다.

은행감독관리위원회 궈수칭 주석도 시 주석의 핵심 인물로 통한다.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인 공산당 중앙재경영도소조 류허 주임이 그의 매제다. 이 때문에 류 주임을 매개로 한 시 주석의 궈 주석 신임은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궈 주석은 지난해 8월 산둥성 서기로 승진한 지 6개월만에 중국 금융기관을 진두 지휘하는 부처 수장 자리를 꿰찼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사는 시 주석의 인맥인 시자쥔을 다시 한번 등용하며 시자쥔이 중국 내 최고 권력 기반임을 확실히 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미 당의 ‘핵심’이라는 칭호를 부여받아 올 가을 전당 대회에서 확고한 1인 권력 체제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시자쥔이 중국 권력의 3대 계파로 알려진 ‘상하이방’(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과 ‘공청단파’(공산주의청년단 출신 인맥), ‘태자당파’(공산당 원로 간부의 자녀들 인맥)를 압도하며 중국 권력의 핵심이 됐다고 진단한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궈수칭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