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언론 "'중국 환율조작' 놓고 백악관 내 상반된 입장"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베이징 특파원

트럼프

중국 언론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의 환율조작 문제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의 대외정책 혼선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중국 경제 전문매체 FX168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3일(미국시간) 중국을 환율 조작의 ‘그랜드 챔피언’이라고 비판했지만 이날 므누신 재무장관은 오는 4월 재무부 환율보고서 마감 전까지 어떤 환율조작 관련 발표도 없을 것이라고 밝혀 각각 다른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경제매체 신랑차이징도 중국 환율조작 문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므누신 장관의 입장차에 초점을 맞췄다.신랑차이징은 “므누신 장관이 취임 후 첫 TV 인터뷰에서 ‘중국 환율과 관련해 아직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고 있다’고 밝힌 직후에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은 환율조작의 그랜드 챔피언’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신랑차이징은 재무장관이 중국 환율조작 문제를 신중히 다루겠다고 밝힌 지 불과 몇 시간 뒤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강하게 비판한 것은 그만큼 둘의 입장차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신랑차이징은 “이는 곧 백악관의 대외정책이 일관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시장은 큰 혼선을 겪을 수 있고, 시장가격의 급격한 변동도 피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FX168은 트럼프 대통령과 므누신 장관의 인터뷰 이후 엔화와 유로화 같은 비달러 통화 가치와 금 시세가 많이 올랐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언론은 내달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미·중 양국이 환율조작 같은 다양한 문제에 대해 직접 협의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국은 1994년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중국을 마지막으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려면 반드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