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달 주총…글로벌 CEO 출신 사외이사 선임 무산

삼성 서초사옥/사진=이동훈 기자

다음달 말 진행되는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CEO(대표이사) 출신 사외이사 선임은 무산될 전망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24일 오전 9시부터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빌딩 5층 다목적홀에서 제 48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정기주총에서 다뤄질 주요 안건은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 및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두 개 의안이다.


업계에서 기대를 모았던 새로운 사외이사 선임의 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말 이사회를 열어 주주가치 제고 방안 일환으로서 이사회 개선안을 발표했다. 향후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감안하고 이사회 다양성과 전문성 제고를 위해 새로운 이사들을 선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당시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외부 전문기관 등을 추천된 다양한 경험의 후보자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2017년 정기주주총회에서 글로벌기업의 CEO 출신 사외이사를 1명 이상 추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0년부터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지주회사인 엑소르(Exor)의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등 글로벌 감각을 키워왔다. 이 부회장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매년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이사회에 참석해 열의를 보여왔기 대문에 엑소르 이사회가 삼성전자 이사회 개편안의 롤모델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그동안 복수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자를 물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데다 이달 이 부회장이 갑작스레 구속되는 사태를 맞이하면서 사실상 새로운 이사회 멤버를 영입하는 작업이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룹 내 사정을 감안했을 때 현재 새로운 이사회를 출범시키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지난해 말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 새로운 이사회 로드맵을 그렸던 만큼 약속은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 사외이사는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 김한중 전 연세대학교 총장, 송광수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이병기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박재완 성균관대학교 국정전문대학원장 등 5명이다. 박 사외이사를 제외하면 모두 중임 중이다.

한편 오는 24일 주주총회에서는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도 다뤄진다. 지난해 390억(일반보수 300억원, 장기성과보수 90억원)이던 이사 보수한도는 올해 550억원(일반보수 300억원, 장기성과보수 250억원)으로 160억원 가량 늘어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장기성과보수는 과거 3개연도(2014~2016년)의 성과를 보상함에 있어서 향후 3개년에 걸쳐 2대1대1의 비율로 나눠서 지급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올해의 장기성과보수 한도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