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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변호인의 상식 뒤엎는 막말…법조계 "원로라는 분이…"

[서초동살롱<156>]"법정에서 '변론'아닌 '정치'…품위 지키라는 법조인 윤리 되새겨야"

서초동 살롱 머니투데이 김만배 기자, 이태성 기자, 양성희 기자, 한정수 기자, 김종훈 기자 |입력 : 2017.02.25 06:32|조회 : 46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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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 소속 김평우 변호사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제16차 공개변론을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 소속 김평우 변호사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제16차 공개변론을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사진=뉴스1
법정에서는 법관이 가장 큰 권한을 갖습니다. 재판을 받는 사람들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결정권을 법관이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변호사들은 재판장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과거 일부 시국사건에서 변호사가 판사에게 항의하는 일은 있었지만, 최근에는 판사에게 나쁜 인상을 줘서 의뢰인에게 유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 하에 재판부와 대놓고 '싸움'을 벌이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상식을 뒤집는 일이 최근 벌어지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들이 헌법재판소에서 '내뱉는' 말들은 '법관에게 밉보여 좋을 것이 없다'는 상식과는 정 반대되는 것들입니다. 이번에는 이들이 왜 이같은 발언을 하고 있는지, 문제가 무엇인지 짚어보려 합니다.

"심판봐야 할 사람이 편을 먹고 뛴다" 재판부에 맹공

박 대통령 측 김평우 변호사는 지난 22일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100분동안 '막말' 변론을 펼쳤습니다. 그는 국회가 탄핵 소추 사유를 제대로 입증도 않은 채 ‘섞어찌개’처럼 엮었는데도, 재판부가 국회 측을 감싼다며 비난했습니다. 또 “국회의 탄핵 소추는 박 대통령을 쫓아내 정권을 잡겠다는 사기극이자 국민을 속이는 대역죄”라고 주장했죠.

이어 그는 특정 재판관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이번 사건의 주심을 맡은 강일원 재판관인데요, 김 변호사는 "강 주심 재판관은 박 대통령 측 증인 신청을 기각하며 멋대로 소송 지휘를 하고도 ‘변호인이 동의해 문제가 없다’고 한다"며 "이는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해 대기업 총수들에게 모금을 강요해도 어쩔 수 없이 응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습니다.

'멋대로 소송지휘'라는 말은 재판관에게 욕을 퍼부은 것과 같습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듣다못해 김 변호사에게 경고를 했지만, 김 변호사는 오히려 "이정미라는 일개 재판관 임기 때문에 탄핵심리를 졸속 진행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는 '너무 지나치다'는 경고에 "뭐가 지나치냐"고 큰소리를 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장면은 일반 재판에서도 보기 어렵습니다. 일부 피고인들이나 패소 판결을 받은 사람들이 재판부를 향해 항의하는 일은 있지만, 교육을 받은 변호사가 재판부에 소리를 지르고 비난하는 것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일입니다. 한 판사는 "소위 이 사회의 엘리트라는 변호사가 앞뒤도 안맞는 말로 재판정을 어지럽히고 재판부 권위에 손상을 줬다"며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체 왜? "김 변호사 '의도' 있었을 것"

여기서 김 변호사의 이력을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김평우 변호사는 50년 전 제8회 사법시험을 통과한 법조계 원로로 소설가 김동리의 차남이자 제9대 국회 부의장을 지낸 김진만 전 의원의 사위입니다. 경기중, 경기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법학과를 수석졸업하고 사법시험 합격 후 판사로 임관했습니다.

10년정도의 짧은 판사생활을 마치고 그는 1980년 변호사로 전업했습니다. 2년 뒤 그는 법무법인 세종을 설립하는데 참여했고 1997~1999년 대한변협 사무총장, 2006~2008년 서강대 법과대학 교수, 2009~2011년 대한변협 회장으로 활동한 이력도 있습니다. 경력만 보면 그는 성공적인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그가 재판정에서 막말을 퍼붓자 법조계에서는 "의도가 있다" "모두 계산된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왔습니다. 무슨 의도로 그는 자신의 의뢰인을 불리하게 만들 수 있는 말들을 했다는 것일까요.

우선 탄핵 반대 여론을 더욱 자극하려 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김 변호사가 막말을 통해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집결시켜 헌재에 화력을 집중, 압박을 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는 변론 내내 재판관을 등지고 방청객을 향해 "태극기 국민은 국민이 아니냐" "탄핵 소추는 북한식 정치 탄압" 등의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태극기, 북한과 같은 단어 선택은 김 변호사의 의도를 엿볼 수 있게 합니다.

박 대통령이 헌재의 탄핵 결정에 불복할 것을 암시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헌재가 탄핵을 선고할 경우 이에 대해 문제삼기 좋은 것이 절차적 정당성입니다. 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과 증거들이 많은 상황에서 사실관계를 다시 따져보자고 하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제기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김 변호사의 변론을 살펴보면 이같은 의심을 짙게 만듭니다. 그는 헌재가 이번 사건을 각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탄핵소추 의결 자체가 부당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어겼다는 얘깁니다. 이를 각하하지 않으면 헌재는 자멸하게 될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까지 덧붙이며 그는 박 대통령이 헌재 결정에 불복할수도 있다는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법조인 아닌 정치인…품위는 지켜야

갈등을 조작하고, 특정 지지층을 자극하는 행위는 정치적인 것입니다. 김 변호사는 헌재에서 의뢰인을 위한 변론이 아닌 정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 변호사는 "사실상 법정에서 '선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법조계는 원로 법조인인 김 변호사의 행동이 부끄럽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 판사는 "법조인 스스로 법조계의 위신과 신뢰를 저하시키고 있다"며 "사실상 법정모독 수준의 언행을 과거 법관 출신이 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다른 변호사는 "이번 일이 얼마나 법조계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지 김 변호사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한변협 역시 김 변호사의 발언 다음날 "변호인단은 재판이 끝나는 날까지 재판부를 존중해 변론에 임하고 언행을 신중히 할 것을 요구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모두 김 변호사의 언행이 법조계에 미칠 악영향을 걱정하는 것입니다.

김 변호사는 자신의 언행이 의뢰인인 박 대통령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보기 이전에 우선 변호사로서의 직업윤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보입니다. '사법권을 존중해야 한다' '품위를 유지하고 명예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지 아니한다'는 기본 변호사의 윤리를, 원로 법조인인 김 변호사가 잊어버린 것은 아닐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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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김민식  | 2017.02.27 09:21

헌재가 편파 재판하는 것이 문제다. 기자들도 같은 편인가 보다. 선동하는 거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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