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언론 갈등 격화…백악관 기자단 만찬 보이콧 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가짜뉴스' 논란에서 비롯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언론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올 봄에 예정된 백악관 기자단 만찬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나는 백악관 기자단 만찬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두들 좋은 저녁 즐기길 바란다"고 썼다.

백악관 기자단 만찬은 봄 연례행사로 올해는 4월29일에 예정됐다. 언론 장학금을 모금하는 자리로 대통령과 기자는 물론 연예인, 여야 정치인들이 참여하는 큰 행사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백악관 기자단 만찬에는 1924년 이후 모든 대통령이 임기 중에 한 번 이상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참 의사를 밝힌 올해 백악관 기자단 만찬에는 주요 매체들도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와 배니티페어, 뉴요커는 그동안 만찬 전후 파티를 주관했는데 올해는 빠지기로 했다. CNN을 비롯한 다른 주요 매체들은 아직 참석 여부를 발표하지 않았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CNN과 MSNBC가 참석 취소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 기자단 간사인 로이터의 제프 메이슨 기자는 전날 백악관이 일부 매체의 비공개 브리핑 참석을 금지한 결정에 강력하게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가짜뉴스를 흘리는 미디어는 국민의 적"이라고 맹비난했고 백악관은 숀 스파이서 대변인의 비공개 브리핑에서 CNN, NYT, 폴리티코,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버즈피드 등의 매체를 배제했다.


메이슨 간사는 이날 CNN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디어에 쏟아낸 부정적인 언사로 볼 때 그가 백악관 기자단 만찬에 불참하기로 한 건 놀랍지도 않다고 밝혔다. 메이슨은 "트럼프 대통령이 만찬에 오고 안 오고는 그가 결정할 일"이라며 "기자단은 이전의 모든 행정부에서처럼 계속 뉴스를 쓰고 이 행정부에 대한 진실을 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양대 권위지인 NYT와 워싱턴포스트(WP)는 반(反)트럼프 여론몰이를 위한 공세에 나섰다. NYT는 26일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방송 중에 사상 처음으로 TV 광고를 내보내기로 했다. '진실'(The truth)'이라는 제목의 이 광고는 트럼프 행정부의 거짓 주장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WP는 제호 아래 '민주주의는 암흑 속에서 죽는다'(Democracy Dies in Darkness)는 문구를 넣었다. '워터게이트' 특종으로 유명한 이 신문의 전설 밥 우드워드 기자가 자주 쓴 표현으로 유명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가짜뉴스'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내세워 언론을 압박하고 있는 현실을 고발한 것이다.

I will not be attending the White House Correspondents' Association Dinner this year. Please wish everyone well and have a great evening!

— Donald J. Trump (@realDonaldTrump) 2017년 2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