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민주묘지 '쇠기러기 폐사체'서 AI바이러스 발견

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철새 북상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발견된 쇠기러기 폐사체에서 H5N8형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서울시는 지난 24일 아침 묘지 관리소 관리인이 묘역을 순찰하던 중에 쇠기러기 폐사체를 발견해 국립환경과학원에서 검사 의뢰했다고 26일 밝혔다. 고병원성 AI 여부는 27일에 나올 예정이다.

서울시는 쇠기러기가 고병원성 AI로 확진될 경우를 대비해 이날 오후 5시부터 임시 휴장하고 묘역 전체에 대해 물청소와 소독을 실시했다. 또 쇠기러기 사체 수거를 담당한 직원에게 항바이러스 제제(타미플루)를 투약하고, 27일에는 관할 보건소에서 인플루엔자 백신접종을 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현재 검사 중인 쇠기러기 폐사체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되면 즉시 시내 전 가금사육 시설에 대해 임상 예찰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또 조류인플루엔자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반경 10km 이내를 '야생조수류 예찰지역'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야생조수류 예찰지역에는 총 11개 자치구와 경기 북부 지역 일부가 포함된다. 강북, 노원, 도봉, 동대문, 서대문, 은평, 종로, 중구, 중랑, 도봉, 성북, 경기 북부(고양, 구리, 남양주, 양주, 의정부) 등이다. 해당지역에서는 가금시설내 가금률의 반·출입과 가축 분뇨, 깔집 등의 이동이 제한된다.

예찰지역은 향후 임상검사와 혈청검사를 실시해 이상이 없으면 해제된다.

서울시는 이번 쇠기러기 폐사체도 AI에 감염됐다가 북상하던 중에 폐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으로도 철새 북상이 예상되는 만큼 유사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서울 모든 자치구와 한강사업소에 대해 순찰을 강화하도록 했다.

한편 지금까지 서울시에 신고된 야생조류 폐사체는 총 184마리다. 이 가운데 AI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총 3건으로 뿔논병아리(H5N6) 1건, 쇠기러기(H5N8) 2건이었다.

서울시는 야생조류 폐사체를 발견하면 직접 만지거나 접촉하지 말고 서울시 120다산콜센터와 서울시 AI 재난안전 대책본부로 즉시 신고해 주기를 당부했다. 나백주 시민건강국장은 "감염된 조류를 직접 만지지 않으면 위험하지는 않으니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면서 "다만 발견 즉시 120으로 신고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