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작품상 '라라랜드→문라이트'…최악의 사고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7일(한국시간) 89회 아카데미 작품상 트로피를 잘못 수상한 '라라랜드' 제작자 조단 호로비츠(가운데)는 '문라이트'가 작품상 수상작이라고 쓰인 카드를 들고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AFPBBNews

89년 역사의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이 번복되는 최악의 사고가 벌어졌다. '문라이트'가 수상작이었으나 '라라랜드'로 잘못 발표되면서 라라랜드 제작진은 수상소감을 밝히다가 트로피를 돌려줘야 했다.

27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문라이트는 작품상과 각색상, 남우조연상(매허샬레하쉬바즈 알리)을 차지하며 3관왕에 올랐다. 14개 부문 후보에 오른 라라랜드는 6관왕을 차지했다.

문라이트는 이날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라라랜드에 내줄 뻔 했다. 마지막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노배우 워런 비티와 페이 더너웨이가 작품상 수상작으로 '문라이트'가 아닌 '라라랜드'를 호명했다.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에 이어 작품상까지 '라라랜드'가 차지하며 7관왕에 오른 것에 박수 갈채가 쏟아졌고 제작자 조단 호로비츠와 배우 등 동료들이 몰려나왔다. 수상소감을 밝히던 라라랜드 관계자들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이제서야 실수로 작품상이 잘못 호명됐다는 게 밝혀졌다. 작품상 수상자에 '문라이트'라고 적힌 카드가 등장했고 이를 확인한 '라라랜드'의 프로듀서가 실수를 확인한 뒤 트로피를 건넸다. 장난인 줄 알고 웃어 넘겼던 라라랜드 제작진은 결국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시상자 워런 비티도 마이크를 잡고 장난이 아니며 실제로 '문라이트'가 작품상 수상작임을 밝혔다. 그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엠마 스톤의 '라라랜드'와 헷갈려 작품상을 잘못 호명했다며 사과했다.

문라이트 배리 젠킨스 감독과 관계자들이 다시 우르르 무대에 올라 수상소감을 전했다. '문라이트'는 놓칠 뻔 했던 아카데미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차지하며 '라라랜드'의 독주를 견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