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에 '태극기 부대' 500명 집결, 곳곳 드러누워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기일인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 기각 촉구 집회를 마친 보수단체 회원들이 경찰의 해산 명령에 불응하며 연좌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최종변론을 마치면 탄핵소추 의결서가 접수된 지 80여 일 만에 선고를 위한 재판관 평의에 들어간다. /사진=뉴스1

태극기를 손에 든 보수단체 회원 수백명이 헌법재판소 인근에 모였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경찰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기일인 27일 오후 6시쯤 서울 종로구 헌재 인근에는 보수단체 회원 5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계획했지만 경찰에 가로막혔다. 대신 인근 현대그룹 사옥과 일본문화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광용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대변인은 이날 헌재 탄핵심판 최종변론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헌재는 9인의 정족수가 채워졌을 때만 유효한데, 고작 8인으로 탄핵을 심판하는 것 자체가 불법임으로 이번 최종변론은 무효"라며 "대통령 추천 몫 1인을 채우지 않고 재판관 8인이 심판해 최종변론하는 것 자체가 무효"라고 거듭 강조했다.

판결 날짜를 미리 정해둔 재판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정 대변인은 "이정미 소장의 임기가 끝나면 9인으로 재판관을 구성하고 심판하면 된다"며 "굳이 이정미 소장의 임기 종료일 이전에 하려는 것은 헌재발 '쿠테타'"라고 주장했다.

단상에 오른 변희재 전 미디어워치 대표는 "이번 탄핵절차는 법과 절차, 헌법을 위배했다"며 "기초적인 절차와 원칙을 지켰을 때 그 결과를 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보수단체 회원들은 안국역 근처 곳곳에서 경찰과 마찰을 빚었다. 인도에 드러눕는 참가자도 다수 눈에 띄었다. 한 참가자는 주변을 지나던 외국인 관광객들을 붙잡고 서툰 영어로 "북한에서 온 자들이 체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일부 회원들은 태극기를 들지 않은 행인을 둘러싸고 "감시하러 왔냐"며 윽박지르기도 했다.

종로경찰서는 이날 헌재 인근에 2개 중대(160명), 안국역 부근에 3개 중대(240명) 등 경력을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