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北 지도층 등 인권침해자들 불처벌 관행 종식해야"

윤병세 외교부장관. /사진=뉴스1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핵위협에 맞서 역대 최강의 체재를 채택한 바와 같이, 이제 북한 지도층을 포함한 인권침해자들에 대한 불처벌(impunity) 관행을 종식시켜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제34차 유엔 인권잉사회 고위급 회기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의 인권 침해가 더 큰 재앙을 낳기 전에 독자적으로, 집단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해아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윤 장관은 "지속적인 인권 침해가 평화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한 사례들을 반복해 목격해왔다. 북한이 대표적 사례"라며 "3년 전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는 북한에서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심각한 인권침해에 대한 역사적인 보고서를 제출했고, '국가 최고위층이 수립한 정책에 의해 인도에 반하는 죄(crimes against humanity)가 자행됐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에 유엔 총회는 어느 때보다 강력한 내용의 북한인권 결의를 컨센서스로 채택했고, 이 결의는 북한인권 침해에 대한 지도층의 책임을 최초로 강조했다"며 "또 북한 해외노동자들의 인권상황과 희소한 자원을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에 전용하는 것의 영향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그러면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내 인권침해 △북한 해외노동자의 강제노동 △고위 간부들의 공개적·초사법적 처형 등 북한의 인권침해 사례를 거론했다.


그는 특히 "바로 2주 전 전세계는 북한 지도자의 이복형이 말레이시아의 국제공항에서 잔인하게 암살된 것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말레이시아 당국은 쿠알라룸푸르 소재 북한 대사관에 근무하는 외교관 한 명과 북한 관용여권을 소지한 7명 등 8명의 북한인을 이번 암살사건 용의자로 지목했다"며 "또 이번 사건 피해자는 유엔이 대량파괴무기로 분류한 화학무기이자 화학무기금지협약 등 국제규범과 결의에 의해 엄격히 금지된 VX 신경작용제로 살해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모든 행위들은 북한이 당사국인 여러 국제인권규범의 심각한 위반일 뿐만 아니라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규탄했다.

윤 장관은 "우리 국제사회는 무고한 북한 주민들이 이렇게 심각한 인권상황 속에서 고통받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해서 안 된다"며 "북한 인권상황의 악화는 그 자체로 끝나지 안고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국제사회는 유엔 인권이사회 총회에서 채택된 결의의 권고와 같이 북한 사례를 ICC(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함으로써 인권 침해 가해자들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며 "한국은 책임규명을 위한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이를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다음달 13일 열릴 인권이사회에서 오헤아 퀸타나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의 상호대화, 내달 23~24일 북한인권 결의 채택 등 여러 계기에 걸쳐 북한인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윤 장관의 이번 인권이사회 고위급회기 참석은 2014년, 2016년에 이어 3번째다. 이번 인권이사회에는 각국 장차관급 이상 100여명의 고위인사뿐 아니라 안토니오 구테에스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대표가 참석해 세계 인권상황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인권 증진을 위한 협력 노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