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3당, 황 권한대행 탄핵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바른정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탄핵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대통령권한대행는 물론이고 국무총리를 탄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연 가능할까?

헌법 제65조에 따르면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안은 재적의원 3분의 1이 발의하고 재적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민주당(121석), 국민의당(39석), 정의당(6석)이 탄핵에 뜻을 모으면 총 166석이 확보돼 과반이 넘어 탄핵은 가능하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은 대통령권한대행이기 때문에 대통령에 준하는 탄핵기준인 재적의원 3분의 2이상(200석)이 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럴 경우 바른정당과 일부 무소속 의원까지 탄핵에 동참해야 탄핵이 가능하다.

특검수사 기간 연장 거부가 탄핵가능한 사유인지도 논란이다. 야 3당은 직권남용과 직무유기를 탄핵사유로 주장한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황 권한대행은 박 대통령의 국정농단의 책임이 있다"며 "여기에 특검연장을 거부한 것 만으로 직무유기이자 직권남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검연장을 수사가 충분하냐를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고 정치적 이유로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황 대행의 특검 연장 거부는 100번 탄핵돼야 마땅하지만 황 대행의 탄핵과 관련해 법상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라며 "사유가 탄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순실 국정농단을 일으킨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 것과 특검연장을 거부한 황 권한대행의 경우를 다르게 봐야한다는 의견이다.

황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을 국회에서 가결시킨다 하더라도 얻을수 있는 정치적 실익에도 물음표가 찍힌다. 황 권한대행이 탄핵을 할만큼 헌법을 위배했는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탄핵을 진행했다가는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통령 직무정지에 이어 황 권한대행이 직무가 정지되면 행정부 1, 2인자가 모두 직무정지사태를 맞는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정희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황 권한대행 탄핵이) 좋은 수는 아닌 것 같다"며 "시간도 없고 의석분포도 그렇고 탄핵사유인지도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야권이 시간낭비하다가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보수층 결집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 때문에 황 권한대행 탄핵 주장은 야3당의 '정치적수사'라고 봐야한다는 시각도 적지않다. 박 대통령을 수사하길 바라는 국민의 염원이 높은 상황에서 특검수사가 중단된 것에 대한 나름의 항의성 제스쳐라는 분석이다.

야3당 내에서는 벌써부터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은 이런 일을 예상했기에 선 총리 (교체) 후 탄핵안 (제출)을 제안하고 주장했지만 문 전 대표와 민주당은 혁명적 청소 운운하며 거절했다"며 문 전 대표 책임론을 제기 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야3당은 탄핵발의에는 합의했지만 발의 시점에는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총리 탄핵은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이 탄핵안을 공동 발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발의하기로만 합의했다"며 "발의시점 협의는 내일 얘기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