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촛불일지도" 광화문 광장 채운 시민들

4일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 헌재 탄핵 인용! 박근혜 구속! 황교안 퇴진! 19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열었다. /사진=진달래 기자

아직 저녁이면 찬 바람이 부는 3월 첫 토요일 서울 광화문 광장.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촛불을 든 시민들이 모였다. 집회에 온 시민들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해야한다는 마음과 기대감을 내비쳤다.

4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노란 풍선(세월호 추모 상징)과 촛불, 보라색 풍선을 든 시민들로 가득찼다. 보라색은 여성주의의 상징으로 이날은 '세계 여성의 날'(3월8일) 행사도 함께 열렸다. 시민들은 박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는 '탄핵' 손팻말 등을 들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 헌재 탄핵 인용! 박근혜 구속! 황교안 퇴진! 19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제목으로 행사를 시작했다.

본 집회가 시작하는 오후 6시가 되자 광장 남단까지도 시민들로 북적였다. 광장 안쪽은 물론 양측 도로에도 서서히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내와 유모차를 끌고 함께 나온 홍현도씨(33)는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나왔다"고 말했다.


홍씨는 "(대한문 쪽을 가리키며) 일단 저 (차벽) 너머에 있는 사람들과 여기가 갈라져 있는데, 탄핵 결정 후에는 그것을 봉합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저 사람들도 여기 사람들도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내 김혜선씨(33)는 "잘못했던 사람들이 처벌을 받고 '정상적인' 나라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전행사로는 '여성의 날' 행사가 곳곳에서 진행됐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주최로 열린 '3·8세계 여성의 날 기념 여성대회-우리가 민주주의를 구한다'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는 발언과 성 평등 외침이 함께 울려 퍼졌다.

퇴진행동은 탄핵 선고가 임박한 만큼 이날 연인원 100만명에 달하는 시민이 모일 것으로 기대한다.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시민들의 박 대통령 퇴진 발언, 대학생들의 개강 맞이 탄핵운동 결의 발언, 시민 자유발언 등이 이어진다.

집회 후 오후 7시30분부터 시민들은 청운동·효자동·삼청동 등 청와대와 총리공관 방면, 헌재 방면 등으로 행진한다. 행진 후에는 다시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와 마무리 행사를 연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제15차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를 열었다. 탄핵반대 측 시위대도 총력전을 펼쳤다. 참가자들은 대한문 앞에서부터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 서울시의회 앞까지 왕복 12차선 도로를 채웠다. 숭례문과 을지로입구역 사거리 도로도 참가자 행렬로 찼다.

경찰은 이날 199개 중대 159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해 양측 충돌을 막는데 주력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폭력사태 등을 막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기물파손, 폭력 등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6시30분 현재 별다른 충돌이나 폭력사태 등 우려했던 불상사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