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합검색

[우보세]나홀로 고깃집에… '혼자'는 아직 부정적?

우리가 보는 세상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입력 : 2017.03.08 05:30
폰트크기
기사공유
편집자주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1인 손님을 겨냥한 한 고깃집의 모습. /사진=이슈팀 남궁민 기자
1인 손님을 겨냥한 한 고깃집의 모습. /사진=이슈팀 남궁민 기자
#1. 지난해 일이다. 업무 특성상 낮 1시에 식사를 갈 때가 있다. 이때는 보통 혼밥(혼자 밥 먹는 것)이다. 한 식당에 들어갔다.
 "몇 분이세요?" / "1명이요." / "여기 앉으세요."
 회사가 많은 동네라 이 시간엔 손님이 적다. 점원이 안내한 곳은 6인석의 한쪽 끝, 4명이 식사 중이었다. 주변엔 정리된 테이블이 여럿 보였다.
 "저쪽에 앉으면 안 되나요?" / "아직 정리가 안 됐어요. 이쪽에 앉으세요."
 내키지 않아 그냥 나왔다. 4명이 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머니투데이가 2일 온라인에 게재한 '혼밥 고깃집' 기사에 뜨거운 반응이 있었다. 이 식당에는 테이블마다 앞쪽에 칸막이 벽이 있는데 여기에는 TV, 충전기 등이 있다. '반인분 추가' 메뉴도 눈길을 끌었다. 도시락집을 운영하던 사장이 소비자 수요를 읽고 개업했다고 한다.
 누리꾼들은 '남의 시선 의식하지 말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자'며 이런 식당의 출현에 관심을 보였다. 서양 식당 문화와 비교해 칸막이 없는 곳에서도 자연스럽게 혼자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혼밥뿐이 아니다. '혼자서 하기'는 큰 사회적 흐름이다. CJ CGV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3.3%가 혼자 영화를 봤다(2014년 9.2%, 2015년 10.7%). 서점에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등 나 자신 찾기를 다룬 책이 인기다.

지난해 삼성서울병원 산하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가 뽑은 정신건강 10대 뉴스에는 '혼밥·혼술'이 꼽히기도 했다. "단체생활을 중시하는 분위기에 대한 조용한 반발일 수 있다"는 설명이 따랐다.

'혼○'이라는 용어가 새삼 쓰이는 이유는 낯섦과 공감 때문이다. '혼자'에 대한 개개인의 의식은 바뀌어 가지만 아직 사회적 차원에서는 따라가지 못한 듯하다.

사회상을 비추는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혼자'에 '다른 사람과 어울리거나 함께 있지 아니하고 동떨어져서'라는 설명이 붙는다. 부정적인 느낌이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외국인용 한국어기초사전의 설명인 '①다른 사람 없이, ②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와 차이가 있다.

한 SNS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혼행(혼자 여행하기)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1인 숙박, 현지 맛집에서의 혼밥 등 혼자로는 어려운 사회 현실이 지적됐다.

집단을 앞세웠던 우리 문화도 많이 바뀌고 있다. '혼자'의 의미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고깃집 기사에서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이다.

"혼자인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혼자서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겁니다"

[우보세]나홀로 고깃집에… '혼자'는 아직 부정적?

김주동
김주동 news93@mt.co.kr

다른 생각도 선입견 없이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실시간 뜨는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