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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눈부시게 푸른 날, 서울역 고가도로를 걸어보자

기고 머니투데이 한범수 경기대학교 관광문화대 학장 |입력 : 2017.03.13 08:00|조회 : 1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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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범수 경기대학교 관광문화대 학장
한범수 경기대학교 관광문화대 학장
꽃샘추위를 하는지 요즘 날씨가 변덕스럽다. 봄이지만, 봄이 아닌 것 같다. 호지화무초 춘래불사춘(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 “오랑캐의 땅에는 꽃이 피지 않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고 한 왕소군의 말이 가슴을 후비는 요즘이다.

사드 배치로 중국이 우리나라를 강하게 압박하더니 급기야 관광객 방한 금지령을 내렸다. 메르스 발발로 어려움을 겪던 관광산업이 더 큰 파도를 만났다. 중앙정부, 지방정부가 이런저런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이 파도를 넘으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눈앞에 어려움이 있다고 좌절할 수 없다. 이번 기회에 중국 의존적인 관광산업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복원된 청계천과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시설이었다. 그러나 변화하는 시민과 관광객의 욕구를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여가시설이 등장하지 않아 아쉬웠다.

다행히 꽃피는 축제의 계절 5월이 되면 서울의 문화관광 지도에 획기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 같다. 서울역 고가도로를 재활용한 ‘서울역 7017 보행길’이 준공한다. 1970년에 건립된 서울역 고가도로는 2006년 정밀진단 안전성 평가 결과 D등급을 받았다. 2012년 정밀 안전 진단을 다시 받은 결과 역시 D등급, 사용 가능한 기간은 3년으로 평가받았고 2014년 2월 조기철거가 검토되었다.

고가도로를 그냥 끊는 것보다 보행 길로 재활용하자는 방안이 검토되었고 민선 6기 선거 공약으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고가도로를 철거하면 차량정체가 심화하고 상권이 위축될 것을 우려한 남대문 시장 상인들의 반발이 매우 거셌다.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남대문 시장 발전과 주변 건물을 직접 연결하는 상생협력 방안이 마련됐다. 고가도로 폐쇄로 남대문 시장이 위축될 거라는 기우에서 벗어나 오히려 더 상권이 활성화되면 좋겠다.

고가도로 재활용에 관한 국제 현상설계를 공모했고 그 결과 네덜란드의 비니 마스(Winny Mass)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새로 조성되는 ‘7017 서울역 보행 길’은 쉬고 걸으면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2만4000여 그루의 수목이 식재되고 카페‧도서관‧공연장 등 18개의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이곳에서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 서울역 고가를 중심으로 7개 방향 17개의 보행로가 연결되어 도시에 생기가 넘칠 것으로 기대된다.

고가 상부 보행길 폭은 2.5~3.5m이다. 보행 약자를 배려해 휠체어 통행로를 조성하고, 고가 진·출입부에 엘리베이터(6개소)를 설치해 접근 편의성을 높였다. 단순히 이동하는 교통로 기능에 그치지 않고 전망 발코니와 직경 60cm의 투명 강화유리를 설치해 주요 광장을 조망하는 등 관광객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콘텐츠에도 세심한 신경을 썼다.

2개의 메인 광장과 14개의 작은 광장을 조성해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연출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가상부에 조성되는 장미 광장은 ‘서울로 7017’의 매력적인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이곳에서 청춘남녀들이 사랑을 고백하는 명소가 되면 좋겠다. 한류를 사랑하는 외국의 청춘남녀들이 이곳에서 프러포즈를 하고 그 동영상을 올리는 명소가 되면 좋겠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라는 서정주 시인의 시가 있다. 5월 20일, ‘서울로 7017’ 준공을 계기로 한국 관광의 질적 변화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관광산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다. 멀리 보고 끊임없이 준비해야 한다. 중국의 방한 금지령 파도를 넘어 방문하고 싶어 하는 대한민국, 문화관광 콘텐츠가 풍부한 서울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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