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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빚내서 집사라'던 박근혜정부의 4년

우리가 보는 세상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입력 : 2017.03.13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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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사진=머니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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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시장안정방안까지 망라됐다. 대책 발표 때마다 어김없이 서민 주거안정을 강조했다.
 
결과는 오히려 서민에게 적대적이다. 발표내용 그대로의 순수한 서민정책이라면 박근혜정부의 부동산정책은 대부분 낙제점을 받을 만하다.
 
양도세 한시 면제(2013년 4·1대책)로 시작된 박근혜정부의 부동산정책은 LTV·DTI 규제 완화(2014년 7·24 경제정책방향)로 이어졌다. 2015년에는 기업형 임대 ‘뉴스테이’ 도입(1·13 주거혁신방안)을 발표하며 공공이 중심이던 임대주택 정책을 민간에게 떠넘겼다.
 
박근혜정부는 첫 3년을 부동산경기 부양에 ‘올인’했다. 그 결과 강남을 위시한 서울의 아파트값은 버블세븐 시절을 뛰어넘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질주했다.
 
공공이 아닌 기업이 주도하는 임대주택은 임대시장을 전세에서 월세로 선진화했는지는 몰라도 월세 수준을 끌어올린 것만은 분명하다.
 
서민정책이라고 이름 붙이기 낯뜨거웠는지 스스로 중산층 임대정책이라고 대상을 확대했다. 그러나 한 달에 100만원 넘는 임대료를 감당할 만한 중산층이 몇이나 될지는 의문이다. 아니면 중산층 개념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기대대로 부동산 시장은 오랜만에 끓어올랐다. 너도나도 헌 집을 철거하고 새 아파트를 짓는 재건축, 재개발에 뛰어들었다. 강남 목 좋은 자리에 위치한 아파트들은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어섰다. 건설사들은 호기를 놓칠세라 앞다퉈 분양에 나섰다. 2015년 52만가구, 지난해 45만가구 등 2년간만 100만가구 가까운 아파트 분양물량이 쏟아져나왔다.

하지만 부동산 열기의 혜택이 모두에게 돌아가지는 않았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박근혜정부 첫 3년만 50% 상승했고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사상 최저 대출금리에 양도세, 취득세도 없고 분양이 줄을 이었지만 세입자에서 집주인으로 넘어가는 문턱은 여전했다. “빚 내서 집 사라”고 부추긴 정부 정책은 “빚 내서 세 살라”로 전락했다.
 
그래도 어쩌면 ‘빚 내서 세 사는 사람’이 정부 말을 믿고 ‘빚 내서 집 산 사람’보다 마음이 편할지 모른다.
 
잇따른 경고음을 무시한 채 부양에만 집착하던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지난해 하반기 갑자기 속도 조절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그 결과 공급 과잉, 대출 금리 상승 등 그간의 시한폭탄들도 동시에 불거졌다. 수백대1의 경쟁률을 돌파해 어렵사리 아파트 분양을 받는 것까진 좋았는데 어느새 대출이자가 감당불가능한 수준으로 불어난 꼴이다.
 
‘서민용’이라고 쓰고 ‘○○용’이라고 읽어야만 하는 정책은 이제 그만 사절하고 싶다.
[우보세]'빚내서 집사라'던 박근혜정부의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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