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이르면 내년 가을 英분리독립 투표 실시"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AFPBBNews=뉴스1

스코틀랜드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맞서 또다시 분리독립 카드를 꺼내 들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제1장관)은 이날 에든버러의 관저에서 2014년에 이은 제2차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한 절차를 다음주에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보다 선택지가 더 분명해지면, 그렇다고 우리가 제 갈 길을 결정하기 너무 늦기 전에 스코틀랜드가 우리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조건이 좀 더 분명해지면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얘기다.

스터전 수반은 내년 가을이나 2019년 가을이 주민투표 적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집권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2차 분리독립 투표를 실시하는 건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스코틀랜드 유권자의 62%가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했다는 이유에서다.


스터전은 자신은 물론 SNP가 영국 정부와 합의점을 찾으려고 힘겹게 노력했지만 영국 정부는 타협을 위해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스터전이 영연방 분리독립 주민투표 일정을 제시한 건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이 임박한 데 따른 것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빠르면 14일, 늦어도 이번주 안에 나머지 EU 회원국들과 브렉시트 조건에 대한 협상 개시를 선언할 전망이다.

브렉시트 협상은 영국이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해 EU 정상들의 모임인 유럽이사회에 탈퇴 의사를 통보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리스본조약 50조가 발동되면 영국은 2년 안에 협상을 마쳐야 한다. 시한 내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영국은 자동으로 EU 회원국 자격을 잃고 EU 체제 내에서 맺은 모든 협약의 효력이 중단된다.

한편 스코틀랜드는 2014년 영연방 분리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치렀지만 55.3%가 반대해 독립이 좌절된 바 있다.

영국 BBC는 스코틀랜드의 1차 분리독립 투표 때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영국이 영토의 32%, 인구의 8%를 잃고 영국 경제가 창출하는 총부가가치(GVA)는 10%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