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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의 정상화’ 쓰나미가 몰려온다

[송정렬의 Echo]

송정렬의 Echo 머니투데이 뉴욕=송정렬 특파원 |입력 : 2017.03.17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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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의 정상화’ 쓰나미가 몰려온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이 한 줄의 선고로 지난 6개월간 대한민국을 사상 초유의 혼란과 혼돈에 빠뜨렸던 ‘2016 헌나1 대통령 탄핵사건’은 일단락됐다. 파면된 대통령은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는 아리송한 말을 남기며 청와대를 떠났다. 주말마다 찬바람을 맞아가면서 광장을 가득 메웠던 시민들도 일상으로 돌아갔다.

“이제는 분열이 아니라 통합할 때“라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그동안 탄핵사건으로 표출된 세대 간 갈등과 이념적 분열의 상처를 치유하고, 방치했던 우리 주변을 정비해야할 때다. 무엇보다 발등의 불은 그동안 멈춰 섰던 한국경제의 엔진을 다시 돌리는 일이다.

탄핵 이후 한국경제는 사실상 마비상태였다. 경제전쟁의 최전선을 담당하는 주요 기업들은 총수와 주요 경영진이 검찰과 특검의 수사를 받느라 제대로 업무를 진행할 수가 없었다. 창조경제 등 요란 법석하던 박근혜 정부의 주요 정책들도 올 스톱되고, 대통령 권한대행체제의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물론 일부의 주장처럼 정부가 지금처럼 큰일을 벌이지 않고, 아무 일도 안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업과 시장에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국경 없는 경제전쟁 시대에 위기는 내부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한국경제의 최대 위협은 바로 외부에서 오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던 대통령이 물러나자 해외에서 ‘비정상의 정상화’ 쓰나미가 시시각각 한국에 몰려오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이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도입했던 제로금리, 양적완화(QE) 등 이른바 비전통적인 경제정책을 버리고, 정상적인 경제정책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그 첫 단추가 미국의 금리인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은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지속됐던 통화완화정책의 U턴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미국만이 아니다. 유럽중앙은행(ECB)는 여전히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하며 자산매입프로그램을 통해 시중에 돈을 풀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는 점이다. Fed가 올해 최소 3차례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여차하다보면 낮은 금리를 유지하면 외국자본이 이탈하고, 그렇다고 금리를 올리면 아킬레스건인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폭탄이 터지는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어서다.

해외발 위기는 이 뿐만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전 세계는 이미 치열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도 한국경제를 압박하는 악재 중 하나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을 타깃으로 삼아 노골적으로 미국투자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 롯데마트 영업정지에서 보듯 세계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이 감당해야할 지정학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을 둘러싼 미·중 양강의 힘겨루기 속에서 그 유탄은 고스란히 우리의 몫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총체적 위기상황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전략을 세우기도 전에 우리 사회가 불가피하게 다시 대통령 선거라는 뜨거운 정치의 계절을 맞이해야한다는 점이다.

5월 장미 대선을 통해 대한민국을 진짜로 ‘정상화’시킬 새로운 대통령을 잘 선택해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또한 그에 못지않게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세계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대응도 결코 소홀히 해선 안 된다.

타이밍을 놓칠 경우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한다.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시절에 경험했듯 경제적 시련은 없는 사람들에게 더욱 가혹하고 혹독한 법이다.

송정렬
송정렬 songjr@mt.co.kr

절차탁마 대기만성(切磋琢磨 大器晩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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