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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동갑내기' 국내 제약사와 스위스 제약사의 차이

[기자수첩]

기자수첩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입력 : 2017.03.17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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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제약사 로슈(ROCHE)는 1896년 스위스 바젤에 처음 문을 열었다. 이후 120년간 연구개발에 매진한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510억달러(약 58조원)에 달한다. 국내 300여 제약사들의 총 매출이 17조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사실 전통과 역사만 따지면 국내 제약사들도 결코 로슈에 뒤지지 않는다. 한국 최초의 신약인 활명수는 1897년에 탄생했다. 활명수를 만든 동화약품과 사실상 동갑내기다. 하지만 공룡 제약사로 성장한 로슈와 달리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 무대에선 존재감조차 없다.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씨 뿌린 시기가 비슷한데도 꽃 피는 시기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국내 제약사들이 연구개발(R&D)을 통한 기술 경쟁보다 리베이트에 기댄 영업 경쟁에 매진해왔다는 것이다.

리베이트 관행에 제동이 걸렸지만 제약사 오너들은 여전히 당장 돈이 안되는 신약 개발보다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영업에만 더 신경을 쓴다. 자연스럽게 국내 제약시장은 진입장벽이 낮은 제너릭(복제약)을 만든 뒤 영업망을 뚫는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 사이 다국적 제약사들은 해마다 매출의 20% 가까이 R&D투자에 쏟았다.

업계 내부에서도 자성이 나온다. 이 같은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좁은 국내 시장에서 벌어지는 과잉 영업 경쟁이 한계에 도달했고, 결국 해외진출이 유일한 출구전략이라는 것도 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들어 바이오벤처와 R&D 투자에 눈뜨기 시작한 제약사들이 보인다는 점이다.

그렇다 해도 국내 제약사들이 갈 길은 멀다. 투자만 늘린다고 신약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다. 이에 제약업계는 진료의사 중심 의료시장을 연구의사 중심으로 바꾸는 유인책을 마련하고, 해외 판로개척 등 보다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R&D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한다. 지금이라도 눈앞에 닥친 결과에 안주하기보다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연구개발이란 결국 끈질기게 붙들고 파고 드는 것이다. 똑같이 120년 역사를 가진 로슈와 국내 제약사의 차이는 여기서 갈렸다.
이창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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