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점진적 금리인상' 시사…주식·국채·달러·금 '요동'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5일(현지시간) 금리인상을 발표한 뒤 뉴욕 증시의 S&P500지수 추이./사진=블룸버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일각의 예상과 달리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하자 금융시장의 흐름이 반전됐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FRB의 금리인상 직후 미국 주식·국채와 달러, 금시장의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졌다.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0.85% 상승했다. FRB의 금리인상 발표에 힘 입어 장중에는 한때 사상 최고치까지 올랐다. 다우지수와와 나스닥지수 또한 각각 0.54%, 0.74% 올랐다.

최근까지 상승세를 보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세로 돌아서 0.094%포인트 떨어졌다. 하루치로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국채 가격이 그만큼 올랐다는 말이다. FRB의 매파(긴축) 기조가 약화된 데 따른 것이다.

같은 이유로 달러 가치도 예상과 달리 하락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일대비 0.6% 하락한 101.04로 지난달 20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 약세 여파로 달러로 값을 매기는 금과 같은 원자재 가격은 상승했다. FRB의 금리인상 발표 이후 귀금속 값은 1% 이상 급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물 금 선물 가격은 0.2% 하락한 온스당 1200.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금리인상 발표 직후 전자거래에서는 1210.50달러까지 상승했다.

시장은 FRB가 올해 금리를 3번 올릴 것이란 전망을 바꿔 4번까지 올리며 긴축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관측에 최근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했고 달러 가치 또한 오름세를 탔다.

하지만 FRB가 예상과 달리 총 3번의 금리인상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내놓으며 공격적인 긴축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잃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 가치가 반락하는 등 시장의 흐름이 반전됐다.

FRB는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끝에 기준금리를 0.75~1%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아울러 올해 금리를 2차례 더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피터 부크바 린제이그룹 수석 시장 분석가는 "채권과 주식, 금 시장을 비롯해 달러에 숏(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모든 투자자들이 흥분했다"며 "FRB가 점도표를 바꾸지 않고 올해 총 3번의 금리인상 전망을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FRB가 금리인상 싸이클에서 점진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인지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