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에 대출금리 즉각 올려…예금이자는 왜 그대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b) 의장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3개월 만에 0.25%포인트 금리 인상 결정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15일(현지시간) 미국 기준금리가 0.25%가 오르면서 금융시장이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하지만 은행 예금 금리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 연방준비이사회(FRB)는 올해 기준금리가 2차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금 금리 인상폭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인상되자 신용카드 수수료, 시중은행 대출 금리 인상은 즉각적으로 이뤄졌다. 시티은행, M&T 은행 등 미국 시증은행은 대출금리를 3.75%에서 4%로 올렸다.

하지만 예금 금리는 상승폭은 제한됐다. 2015년 12월, 지난해 12월에 이어 3번째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졌지만 예금 금리 인상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 한 금융 전문가는 "예금 금리 인상을 거의 체감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단기 대출금리를 인상하고 예금 금리 인상을 늦추면서 예대마진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최근 10년간 미국 금리가 거의 '제로'에 가까우면서 시중은행은 예금 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를 크게 두지 못했다.

통상적으로 저금리일 경우 은행이 대출 금리를 통한 수익을 많이 거두지 못하기 때문에 은행의 '보상심리'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천천히 반영한다.


또 한가지는 미국 시중은행 예금이 이미 충분해 은행들이 예금을 유치하려는 동기부여가 없기 때문이다. 연방예금보험사에 따르면 2016년 4분기 미 은행 예금은 12조9000억달러로, 10년 전보다 65% 증가했다. 대출은 줄었다. 2006년 예금 대비 대출 비율이 92%였던 반면, 지난해는 72% 정도로 줄었다.

하지만 은행가들 사이에서 의견은 분분하다. 일부는 은행간 예금금리 인상 경쟁이 붙어 예상보다 빨리 금리가 인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은행 CEO들을 만난 존 맥도날드 샌포드 번스타인 투자회사 경제 애널리스트는 "일부 은행 CEO들은 금리경쟁이 임박했다고 봤고, 일부는 FRB의 금리인상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애널리스트는 "예금자들이 금리인상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기 시작하면 은행들도 오래 버티기는 어려울 것"며 "기준금리가 최근 계속 오르는데 내 통장 금리는 왜 안오르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일부는 FRB 기준금리가 연속으로 상승했던 2004년~2006년보다 예금금리 인상을 서둘러야 한다고 분석했다. 마리안 레이크 JP모건 CFO는 "모바일 뱅킹 등 금융소비자들이 돈을 예전보다 간편하게 옮길 수 있기 때문에 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또한 단기유동성비율(LCR) 유지를 위해 기업예금보다 개인 예금을 선호할 수 있다. LCR이 높아짐에 따라 보다 안정적인 개인예금을 선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은행들이 기업 예금을 우선적으로 유치하려고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예금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어 예상 외로 금리 인상이 늦어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JP모건의 스티븐 알렉스폴로 애널리스트는 "금융규제가 높아지면서 펀드, 주식 등이 예금의 대체제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초저금리 시대 장기화되면서 개인 예금주들의 손해가 커졌다는 지적도 있다. 밥 윌머 M&T 은행장은 "자신 대부분이 집이거나 예금, 퇴직금인 일반사람들이 저금리로 인한 불이익이 발생하고 있다"며 "중산층과 중소기업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