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캠피싱' 피해자→가해자로…"사진 뿌린다" 협박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스마트폰 채팅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상대의 나체 사진을 확보한 뒤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낸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일명 '몸캠피싱'을 한 김모씨(24)를 공갈·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5년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스마트폰 랜덤채팅 앱에서 피해 남성들이 알몸 사진을 찍어 보내도록 유도한 뒤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250여명에게 751차례 총 2400만원을 가로챘다.

랜덤채팅은 익명으로 가입해 무작위로 선정된 상대방과 1대1 채팅을 하는 앱이다.

김씨는 여성을 가장해 랜덤채팅에서 '온라인 노예를 해준다'(상대가 시키는 대로 한다는 의미)는 쪽지를 발송해 남성들에게 접근했다. 남성들에게 답장이 오면 미리 준비해둔 여성 사진을 전송했다. 자신이 여성임을 믿게 하기 위해 가슴이나 허벅지 등 신체부위가 노출된 사진을 준비했다.

여성인 척 남성에게 접근한 김씨는 음란대화와 음란사진을 보내도록 유도했다. 피해 남성의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알아내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를 찾아냈다.

이후 피해 남성에게 "나체사진과 음란대화 내용을 지인들이 보도록 SNS에 올려 사회적으로 매장시키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갈취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2015년 8월 호기심에 랜덤채팅앱을 사용하다 몸캠피싱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 당시 김씨는 상대방에게 몸캠피싱 수법을 전수받았고 그 후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는 몸캠피싱으로 받은 돈을 모두 생활비와 유흥비로 썼다. 현재까지 김씨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경찰에 신고한 남성은 2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순간의 호기심으로 몸캠피싱을 당해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모르는 사람과 채팅을 할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