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 시대 눈앞 알뜰폰…'L·M·N'으로 도약 준비

성장 절벽에 부딪혔다는 평가를 받는 알뜰폰(MVNO) 업계가 최근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전에 볼 수 없었던 대용량 데이터 10기가 바이트(GB) 요금제를 반값에 내놓는가 하면 최신 프리미엄폰을 이동통신사(MNO)와 동시 출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알뜰폰 시장이 가입자 700만명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질적 변화 없인 더 이상의 성장에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알뜰폰 가입 700만 돌파 확실시…그러나=미래창조과학부의 무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690만1959명이다. 같은 기간 전체 이동통신 대비 알뜰폰 가입자 비중도 11.4%를 기록했다. 매달 4만~5만명 정도의 신규 가입자가 유입되는 상황을 보면 늦어도 이달 중 가입자 700만명 돌파가 확실시된다. 2011년 7월 서비스 개시 이후 6년 만에 이룬 양적 성과다.


그러나 지난해 꾸준했던 알뜰폰 가입자 증가세가 한풀 꺾이기 시작하면서 700만 가입자를 정점으로 성장 한계에 도달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알뜰폰 업계가 앞다퉈 새로운 요금제나 단말기 출시 전략을 내놓은 이유다. 이른바 L(Large 대용량)·M(Mobile 모바일판매)·N(New 새제품) 전략을 통해 기존 청소년·농어촌 가입자 대신 이동통신 메인 스트림을 집중 공략해 판을 바꾸겠다는 의지다.

◇알뜰폰 업계 'L·M·N'으로 정면승부=알뜰폰 1위 브랜드 '헬로모바일'을 서비스 중인 CJ헬로비전은 대용량 데이터 요금제 '10GB 33요금제'를 출시했다. 다음달 17일까지 한시적으로 내놓은 요금제 상품이다. 기존 이통사의 10GB 요금제(6만5890원)와 비교해 혜택은 동일하되 요금은 반값(3만3000원)에 불과하다.


하루 1000명 선착순으로 가입자를 모집하는데 매일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유심비와 가입비가 면제되고 오프라인 유통망에서도 가입을 받고 있어 가입자가 이 요금제에 몰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알뜰폰 유통경로도 확대된다. 우체국 알뜰폰을 6월부터 모바일로도 판매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내수위축 보완을 위한 소비·민생 개선대책 일환으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알뜰폰 판매 코너를 추가할 예정이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모바일 판매까지 되면 저렴한 요금제의 알뜰폰을 더 쉽게 개통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단말기 기종도 이동통신 상품의 주된 선택 기준이다.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 에넥스텔레콤 등은 이동통신사와 거의 동시에 LG 최신 전략폰 'G6'를 자사 알뜰폰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출시했다.

프리미엄폰 출시 초반 알뜰폰 용도로 동시 판매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통사와 비교해 공시지원금은 더 많고, 선택약정과 같은 요금할인 비율도 높다. 가령, 6만원대 요금제의 이통사 공시지원금이 최대 17만원대인 것과 대조적으로 CJ헬로모바일은 33만원, SK텔링크도 최대 25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요금 할인을 선택하면 매달 25%를 할인 받는다. 이통3사의 선택약정할인율인 20%보다 더 싸다.

알뜰폰 업계는 이 같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알뜰폰 브랜드 인지도가 제고돼 가입자 유치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신폰 동시 출시와 대용량 데이터 반값 제공 등으로 알뜰폰 브랜드 인지도는 확실히 올라갔을 것"이라며 "우체국 유통망까지 확대되는 노력까지 따른다면 가입자 비율도 정부가 당초 목표했던 13%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