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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빅3' 이면…韓 조선업 공멸 위기

3년 수주절벽 실제 악몽은 2018년부터 시작…발주 드문데 호황기식 빅3체제 유지하면 현대-삼성까지 덤핑수주 자초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입력 : 2017.03.17 05:00|조회 : 6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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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빅3' 이면…韓 조선업 공멸 위기
사상 최악의 수주절벽을 3년째 겪고 있는 조선업계의 최대 고비는 올해와 내년이다. 매출이 선박 수주 후 2~3년 후에나 발생하는 산업특성상 수주가뭄이 실제 실적 추락으로 본격 반영되기 시작할 시점은 내년부터라는 의미다.

올해 신규수주를 최대한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업계는 장기 실적 부진에 빠져 현재보다 위험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유동성 측면에서 이번 정부 2차 지원을 통해 급한 불을 끈다고 해도 그 뒤가 문제다. 국내 조선산업 전체적으로는 호황기에 마련된 이른바 빅3 체제가 정치논리로 연명되면, 업체간 해외수주 저가 쟁탈전이 심화돼 아직 경쟁력이 남은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까지 위험한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주절벽 실제 후폭풍은 내년부터=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현대중공업 (165,000원 상승3500 -2.1%)(조선·해양사업부 별도 기준)과 삼성중공업 (10,550원 상승50 0.5%), 대우조선해양 (4,480원 상승30 -0.7%) 등 조선 3사 수주잔량 규모는 각기 274억달러(약 31조원, 164척), 274억달러(약 31조원, 85척), 308억달러(약 35조원, 108척) 수준이다.

수주잔량은 현재 도크에서 건조 중인 물량으로 조선업 실적의 선행지표다. 잔량이 적다는 건 추후 선박 건조를 통해 돈을 벌어들일 여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조선 3사의 수주잔량 중 절반 이상이 올해 안에 선주에 인도된다.

이미 절반 이상 사라진 수주잔량의 빈자리를 메꿀 일감은 급격히 떨어져 가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사상 최악의 수주가뭄을 겪었다. 지난해 조선업계 신규수주 규모는 2013년 184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의 10분의 1 수준인 182만CGT로 곤두박질했다. 신규 수주가 2~3년 뒤 매출로 반영되기 시작하는 사이클을 감안하면 내년에 업계의 일감은 사상 최저치가 예상된다.

현재 수주잔량이 조선 3사 중 가장 많은 대우조선해양은 표면적으로는 일감 여력이 커 보인다. 하지만 워크아웃설까지 나오는 이 회사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대우조선의 수주잔량은 이른바 '저가 수주'에 기초해 있는 것이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수주를 통해 매년 새로 채워야 할 일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수주잔량 역시 줄어드는 것이 정상"이라며 "현 상황에서 수주잔량이 많다는 건 인도가 지연되는 물량이 많아 자금 유입이 그만큼 늦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내년에도 '빅3' 이면…韓 조선업 공멸 위기

◇신규수주가 관건, 업체별 온도차 있어=내년부터 도래할 충격을 막기 위한 업계의 카드는 신규수주 외에는 왕도가 없다. 올해 최대한 신규수주를 끌어올려 선수금을 받아야 당장 급한 유동성의 불을 끌 수 있다.

한편 수주잔량의 빈 곳간을 채워넣어야 앞으로 2~3년을 달려나갈 수 있다. 업계 최대 고비는 수주절벽이 심화된 지난해가 아니라 올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일단 올해 초 수주 성적은 지난해보다는 나쁘지 않지만, 이 또한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2월 한국 조선업계의 신규수주는 전년보다 483% 급증한 49만6600CGT를 기록했다. 한국의 글로벌 신규수주 시장 점유율도 이 기간 7.1%에서 27.1%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평균 수주에 비해서는 현저히 떨어진다. 2013년 199만CGT에서 2014년 371만CGT, 2015년 166만 CGT에서 지난해 8만CGT로 급락한 후 소폭 반등한 수준이다.

올해 초 수주상황도 업체별로 온도 차가 있다. 3월 현재 조선 3사 중 삼성중공업의 신규 수주 규모가 약 1조7700억원(2척)으로 가장 많다. 현대중공업이 약 9260억원(6척)으로 그 뒤를 이었다. 대우조선은 현대중공업의 절반에 못 미치는 약 4000억원(2척)이다. 실제 발주사들이 대우조선을 믿지 못하는 셈이다.

신규수주에 대한 절실함은 대우조선해양이 가장 크다. 정성립 사장은 채권단의 회사 처리방안 발표가 임박한 현재도 유럽과 일본을 돌며 수주 세일즈에 나섰다.

신규수주가 여의치 않다면 기존 발주처로부터 인도대금이라도 미리 당겨받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전일 공개된 회사 실적은 '4년 연속 적자'였고 2조 7000억원대 당기순손실을 냈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됐음에도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한다는 점에서 선주들에 대한 해외 세일즈의 설득력은 반감된다.

◇재무건전성 끌어올려 최악의 경우 대비해야=업계는 올해 신규수주 반등이 충분치 못할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업체별로 추진 중인 자구계획 이행 진척도에 따른 재무건전성이 더 큰 위기를 극복할 기초체력이다.

자구계획 진척 속도는 현대중공업이 가장 빠르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현대중공업의 자구계획 이행률은 56%다. 현대중공업은 3500명 인력조정, 울산조선소 내 제4 도크 가동중단 등을 단행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 기준 106.1%인데, 오는 4월 사업분할을 추진할 경우 현대중공업 존속법인 부채비율은 100% 밑으로 내려가게 된다.

삼성중공업의 자구계획 이행률은 40%다. 약 2000명의 인력감축과 함께 1700억원 가량의 자산매각과 유상증자 1조14000억원을 추진했다. 2015년 306%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174%까지 내려갔다.

대우조선해양의 이행률은 29%다. 자회사 및 자산매각 7900억원, 임금반납 등 8400억원 자구안을 추진했지만 진척 속도는 조선 3사 중 가장 늦다. 부채비율은 4270%에서 지난해 2735%으로 내려갔지만 재무건전성 회복 측면에서 큰 의미는 없다. 결국 지난해 정부가 4조원대 자금을 지원했어도 밑빠진 독에 물붓기였다는 지적이 맞았던 셈이다. 여기에 다시 정치논리로 2조~3조원을 지원하는 것은 국내 전체 조선산업을 위해서도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조선업 관계자는 "위기상황에서는 유동성 우려가 없는 업체에 발주가 쏠리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이미 영업 파트에서는 선주사들이 대우조선을 기피하는 발주 쏠림 현상이 뚜렷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3월 16일 (18:51)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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