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8년만에 영업활동 현금흐름 마이너스 왜?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녹십자 (111,100원 ▼400 -0.36%)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8년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법인세가 일시 증가한 결과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녹십자는 감사보고서에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마이너스 132억원으로 기재했다. 이는 2015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상 609억원을 벌어들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란 통장에 입금된 실제 현금 상황을 말한다. 받아야 할 매출채권이나 팔지 못하고 남은 재고자산, 감가상각비 변동 등 영업과 관련한 다양한 요인을 손익계산서상 순이익에 더한 값이다. 손익계산서에 나타나지 않는 실제 현금 유·출입을 보여준다.

녹십자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08년 마이너스 207억원 이후 8년만의 일이다. 원인은 지난해 발생한 몇 가지 변수 때문이다.

우선 연구개발비 증가다. 지난해 녹십자는 1020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1년 전 925억원보다 약 100억원 많은 금액이다. 법인세 납부액은 420억원으로 전년 283억원보다 137억원 늘었다. 법인세가 크게 증가한 건 2015년 일동제약 인수·합병(M&A) 시도 당시 지분을 매입하고 매각하는 과정에서 617억원 규모 거래차익이 발생해서다. 연말 협력사들에 139억원어치 매입채무와 128억원대 미지급금을 현금으로 일시 지급한 것도 주요 요인이었다.

녹십자 관계자는 "연구개발 투자와 다양한 일회성 이벤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며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협력사들에 대한 현금지원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녹십자는 장기적으로 연구개발 투자 확대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현금흐름상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법인세 증가 등 변수만 없다면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플러스 전환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3월 17일 (15:58)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