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에 제동 걸린 트럼프 고용정책…月 20만 추가고용 가능할까

도널드 미국 트럼프 대통령 /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고용정책을 놓고 충돌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부양을 통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든다는 방침인데 FRB가 통화긴축을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FRB는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올해 2차례 더 금리를 올린다는 방침이다.


블룸버그는 18일(현지시간) 미국의 임금 수준과 고용 증가세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고용정책을 총괄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재닛 옐런 FRB 의장의 의견 불일치가 부각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노동부가 지난달 일자리가 23만5000개 늘어났다고 발표하자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였다. 2월 고용지표가 10년간 250만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자신의 공약을 뒷받침해줬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공약을 실현하려면 월간 신규고용자수가 평균 20만명은 돼야 한다. 트럼프는 경제성장률 목표를 4%로 설정하면서 이같은 고용 목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올해 성장률을 약 3%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돋보이는 미국의 고용증가세는 경제 회복세에 따른 것으로 회복세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 고용이 지금처럼 빠르게 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FRB가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통화긴축 기조로 돌아서 트럼프의 고용확대정책이 불리해졌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 때 옐런 의장이 금리를 지나치게 낮게 유지해 미국 경제에 거품이 쌓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대통령 취임 후에는 FRB를 비판하지 않았다. 금리가 낮을 수록 그가 주장하는 경제정책을 실행하기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옐런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것이다.

옐런 의장은 이달 초 연설에서 "장기적으로 미국 일자리가 월 평균 7만5000~12만5000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금리인상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옐런 의장은 "우리는 이전과 비슷한 추세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임금 상승 압력이 점진적으로 커질 수 있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트럼프의 고용시장 정책과는 다른 방향을 시사한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FRB의 의견이 엇갈린 가운데 닐 카시카리 미네아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유일하게 금리인상을 반대했다. 그는 통화긴축에 나설 경우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미국인이 실업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미국의 총 실업률은 개개인이 직면한 어려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총 실업률은 4.7%지만 흑인의 실업률은 8.7%, 히스패닉의 실업률은 5.6%"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대규모 고용률을 목표로 하고 있고 옐런 의장은 미국 경제가 이미 '완전고용'에 도달했다고 본다. 카시카리 총재의 입장은 트럼프와 옐런의 중간 정도로 볼 수 있다. 이같은 시각차가 미국 경제정책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