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으로 금리를 내린 美 연준 (2)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위 그래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 측정 기준지표로 삼고 있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상승률 추세입니다. 녹색 선으로 표시된 원지수의 1년 전 대비 상승률은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목표치(2.0%)를 향해 올라가고 있습니다. 3월에 금리를 인상한 핵심 배경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나 짙은 청색 선으로 표시된 근원지수의 상승률은 별로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원지수의 빠른 상승세는 주로 유가 상승에 기인한 것일 뿐 미국 인플레이션의 기저 흐름은 여전히 억눌려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3월 FOMC가 성명서에서 '근원 인플레이션' 회복세에 대한 불만을 새롭게 표시하면서 '완화적 긴축'에 나선 배경이 됩니다.


이번 FOMC를 앞두고 한 번 소개해 드린 대로, 경제와 고용시장이 아주 강한 상태에서는 유가 상승이 여타 부문의 인플레이션을 함께 끌어 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합니다. 기름값이 비싸져서 다른 곳에 쓸 돈이 줄어들면 사람들이 '월급을 올려 달라'고 요구하게 되니까요. 즉, 임금은 유가가 견인한 원지수 물가 오름세가 근원 인플레이션의 상승으로 파급되는 '경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 FOMC 직전에 발표된 미국의 2월 시간당 임금 증가세는 그런 조짐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전달에 비해 오름폭이 약간 확대돼 3월 금리인상을 정당화했지만, 그 이후의 긴축속도를 높여야 할 만큼 강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최근 유가가 주도한 인플레이션이 근원 인플레이션을 끌어 내릴 가능성까지 시사했습니다. 임금 오름폭이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기름값이 오르는 바람에 다른 곳에 쓸 돈이 줄어든 탓입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물가상승분을 뺀 미국의 '실질' 시간당 임금은 지난 2월 들어 1년 전 대비 0.3%의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실질 임금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13년 7월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즉, 미국의 금리정책에 '근원' 인플레이션이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고, 이를 규정하는 '임금' 오름세에 관심이 더욱 모아지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이 '임금'은 무엇이 결정하게 될까요? 다음 편에서 다뤄 보겠습니다.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