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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막을 두번 기회 놓친 朴, 이제야 "국민께 송구"

2007년, 2014년 의혹 제기됐을 때 처리 안되고 넘어가...최종적으로 탄핵, 검찰 조사까지 이어져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입력 : 2017.03.2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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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했다. /사진=홍봉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했다. /사진=홍봉진 기자
"최태민 목사와 그의 딸 최순실이 박 후보와의 친분을 과시하고 (육영재단에서) 전횡을 일삼아…."

최순실씨의 이름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언급된 것은 2007년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가 처음이었다. 일각에서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고 박 전 대통령은 '사실 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번 사건을 미연에 막을 수 있었던 첫 번째 기회였다.

이후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는 2014년까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문제 삼던 이들이 '명예훼손'을 이유로 감옥생활을 하기도 한 시기였다. 2014년 '비선 실세'란 용어가 등장했을 때에야 다시 최씨의 이름이 거론됐다. 최씨의 남편 정윤회씨가 대통령의 배후에서 비서관들과 함께 권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최씨의 존재가 부각된 것이다.

당시 정윤회 문건을 조사한 박관천 경정은 검찰 조사에서 "우리나라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박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고 진술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때 이 진술에 의미를 부여한 곳은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은 "문건유출을 수사하라"고 지시해 초점이 그곳에 맞춰졌기 때문이다.

수사를 한 검찰은 의도적으로 이를 외면했고, 이를 지켜보던 언론은 박 경정의 진술을 그대로 흘렸다. 최씨의 국정농단을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두 번째 기회는 이렇게 스쳐 지나갔고 불행의 씨앗은 점점 커졌다.

'최순실 게이트'의 시발점이 된 미르·K스포즈재단은 2015~2016년 설립됐다. 논란을 피한 최씨가 사익을 채우기 위해 만든 재단이다. 지난해 여름 최초 언론보도가 있었고 뒤이어 대기업 강제 모금 의혹이 연일 보도됐다.

이 와중에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학사 특혜 논란이 불거지며 사안이 커졌다. 정씨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돈도 실력이다.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하라"라고 쓴 글이 여론을 폭발시킨 것이다. 최씨가 대체 누구인가. 이때부터 사건은 되돌릴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많은 언론이 취재팀을 따로 꾸려 최씨의 의혹을 파헤쳤다.

지난해 10월24일 JTBC의 태블릿 PC 보도는 박 전 대통령을 완전히 궁지에 몰았다. 25일 박 전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연설문 작성에 최씨가 개입했음을 인정하면서도 '비선 실세'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지만 검찰마저 3일 만에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고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의 선전포고였다.

11월 박 전 대통령의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자괴감이 든다"는 2차 대국민 담화는 촛불에 기름을 부었다. 10월29일 2만명으로 타오르기 시작한 촛불은 2차 담화 이후 100만명(주최측 추산)을 넘어섰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도는 10% 아래로 떨어졌다. 대다수의 국민, 그리고 검찰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3차 대국민 담화를 11월29일 내놨지만 지지율은 4%까지 추락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때부터 버티기에 들어갔다. 연일 터지는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 보도, 12월9일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등에도 입장을 내지 않았고 검찰의 수사 요구마저 듣지 않았다. 정규재TV와 인터뷰를 통해 "완전히 엮은 것"이라고 항변한 게 전부였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광장에서 "계엄을 선포하라"는 과격한 요구를 할 때도 박 전 대통령은 침묵했다.

헌법재판소는 탄핵 의결 92일 만에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박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 헌정 사상 최초의 현직 대통령 파면 결정이었다. 더 이상 버틸 방법이 없는 박 전 대통령은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청사 앞 포토라인에 섰다.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태성
이태성 lts320@mt.co.kr

역사의 현장에서 함께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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