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L법률사전] '한정승인'과 '상속포기'…뭘 선택해야 할까?

누군가를 상속받는다는 것이 항상 좋은 일인 것만은 아니다. 상속이 일어나면 사망한 사람(피상속인)의 적극 재산(일명 '플러스 재산')과 소극 재산(일명 '마이너스 재산')이 모두 고스란히 상속인(상속받는 사람)에게 승계되기 때문이다. 남긴 재산보다 빚이 더 많은 사람을 상속받는 사람은 오히려 손해를 입을 위험이 있다.

이처럼 재산뿐만 아니라 빚도 승계되는 상속의 특성상 자칫 선대(先代)의 사망으로 예기치 못한 빚더미를 떠안을 수 있는 불안정한 상속인의 상태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 민법은 '한정승인'과 '상속포기' 제도를 뒀다.

민법 제1028조 이하에서 규정하는 한정승인(限定承認)이란 상속인이 상속은 받되 상속받은 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피상속인의 빚을 변제하겠다는 조건을 붙여 상속을 수락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민법 제1041조 이하에서 규정하는 상속포기(相續抛棄)는 상속인의 지위 자체를 포기하는 행위로 피상속인의 재산과 빚을 모두 아예 물려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사망해 그 사람을 피상속인으로 해 상속받는 상속인들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피상속인이 남긴 재산보다 빚이 더 많은 경우 상속인들은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보통은 피상속인의 채권자들과 관계를 생각해 한정승인을 통해 피상속인의 재산 한도 내에서 빚을 청산, 채권자들의 손해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노력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피상속인의 재산이 아예 없는 상태에서 빚만 많은 경우, 더욱이 상속인들의 재정상태까지 넉넉하지 못하다면 상속인들은 상속포기를 통해 채무변제 의무에서 완전히 벗어날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이처럼 한정승인과 상속포기는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과 빚을 모두 승계받은 상속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승계 유형이지만 한정승인은 일단 상속은 받되 채무 승계의 범위는 한정하고, 상속포기는 아예 상속 자체를 하지 않아 채무를 승계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구별되는 개념이다.



한정승인은 일단 상속인들이 상속을 받지만, 상속포기는 상속인들이 애초에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상속을 포기한 사람들이 상속관계에서 없는 사람과 같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피상속인의 그 다음 순위 상속인이 상속포기자를 제치고 상속을 받게 되므로 이들 역시 상속받기를 원치 않는다면 별도로 재차 상속포기를 해야만 상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편, 민법 제1019조 제1항에 따라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는 상속인 자신이 상속받을 것이란 사실(상속이 개시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만 가능하다. 방법은 법원에 관련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다만, 한정승인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상속이 개시된 때로부터 3개월이 지났어도 가능한 경우가 있다. 민법 제1019조 제3항에서 규정하는 '특별한정승인'이 바로 그것이다. 이 규정에 따라 상속인은 특별히 중대한 실수를 하지 않았음에도 3개월간 자신이 상속받을 빚이 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빚(채무) > 재산'이란 사실을 안 때로부터 3개월 이내에 법원에 한정승인 신청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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