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나노입자’, 통풍치료제 부작용 줄인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痛風). 발등·발목·무릎 등 관절부위 통증이 극심한 이 병은 미국의 경우 약 800만 명, 국내에는 약 30만 명 이상이 앓고 있는 질환이다. 통풍은 요산이 배출되지 않고 우리 몸 안에 쌓여서 생긴다. 미국식약청의 승인을 받은 통풍치료제가 있지만, 항산화능력이 부족한 환자에겐 산소 부족으로 몸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메트헤모글로빈혈증)과 같은 질병을 일으키는 등 부작용 증세가 나타난다.

이 같은 치료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능도 함께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권인찬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 연구팀이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금나노입자가 과산화수소를 물과 산소로 분해하면서 생성되는 산소 기포를 관찰한 사진/사진=GIST

권 교수 연구팀이 제시한 새로운 치료법은 인체 내 유해한 물질을 분해할 수 있는 금나노입자(1~100 나노 크기 금 입자)를 통풍치료제와 같이 사용하는 것.

연구팀에 따르면 요산분해효소인 통풍치료제가 요산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활성 산소중 하나인 과산화수소를 발생시킨다. 활성 산소는 산화력이 강한 산소로 몸속에서 산화 반응을 일으켜 세포를 손상 시킨다.

과도한 과산화수소는 혈색소에 있는 철을 산화시켜 산소 운반 능력을 떨어뜨려 항산화능력이 약한 환자에게 메트헤모글로빈혈증 같은 질병을 일으키는 등 여러 부작용을 낳을 뿐 아니라 요산 분해를 느리게 만든다.

연구팀은 과산화수소를 제거하기 위해 나노입자를 이용했다. 과산화수소를 물과 산소로 분해하는 활성을 가진 여러 나노입자들 중, 인체에 무해하고 화학적으로 안정하다고 알려진 금나노입자를 사용했다.

실험 결과 금나노입자가 과산화수소를 분해할 때 생성되는 산소 기포를 확인했다. 또 크기가 작은 금나노입자일수록 표면적이 증가해 과산화수소를 분해하는 능력이 더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요산분해효소가 요산을 분해할 때 금나노입자가 함께 존재하면 요산분해효소의 요산 분해 속도가 증가해 요산분해시간이 금나노입자가 없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5배까지 감소했다.

권인찬 교수/사진=GIST

연구팀은 “금나노입자를 사용함으로써 과산화수소로 인한 부작용의 가능성을 줄이면서 요산분해효소의 효능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앞으로 다양한 활성을 가지고 있는 나노입자들을 바이오의약품과 같이 사용해 통풍 치료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질병치료에 이용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