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92.40 690.18 1128.50
보합 4.34 보합 8.8 ▼0.7
+0.21% +1.29% -0.06%
양악수술배너 (11/12)조 변호사의 가정상담소 (10/18)
블록체인 가상화폐

[김재동의 틱, 택, 톡] 미수습 9인, 가족품에 안기길

김재동의 틱, 택, 톡 머니투데이 김재동 기자 |입력 : 2017.03.25 08:45
폰트크기
기사공유
수면 위로 올라온 세월호./사진=뉴스1
수면 위로 올라온 세월호./사진=뉴스1


5살 여동생 권지연양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주고 엄마 아빠 찾으러 떠났던 6살 권혁규.
제주로 이사하는 날 막내딸 권지연만 생환하고 부인은 주검으로라도 돌아왔지만 아들 혁규와 함께 세월호에 남은 권재근씨(당시 52세).
아들과 살 집에 이삿짐을 옮기려 세월호를 탔다가 돌아오지 못한 이영숙씨(당시 51세).
배가 기울자 구명조끼를 벗어주고 남은 아이들을 위해 다리를 절뚝이며 배로 돌아간 단원고 양승진 선생님(당시 57세).
수영도 잘하고 인명구조 자격증도 있었지만 아이들을 돌보느라 빠져나오지 못한 단원고 고창석 선생님(당시 40세).
그리고 단원고 2학년 학생들. 민트양호올스를 좋아하고 강아지 깜비와 놀길 좋아하던 허다윤.
4대독자로 음악과 글쓰기를 좋아했고 수준급 기타실력을 갖춘 남현철.
볼링과 축구를 좋아하고 새축구화를 소원하던 박영인.
엄마와 수다떨기를 가장 좋아했다는 엄마 껌딱지 조은화.

1073일. 2014년 4월16일 맹골수도에 침몰했던 세월호가 지난 23일 수면위로 올라왔다. 미수습자 9명의 가족들이 3년을 꼬박 바라고 바라던 순간이다. 22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 나섰던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의 목소리는 처음엔 짐짓 건조하고 냉랭했다. “팽목항 깜깜한 바다를 바라만보고 있는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숨쉬기조차도 많이 힘듭니다. 날씨가 좋아야지, 바다가 잠잠해야하는데, 세월호가 올라와야 내딸을 만날 수 있는데란 생각뿐입니다. 못찾지않을까하는 걱정은 할 수가 없어요. 딸을 찾을 생각으로 세월호 배를 올리는데 집중하고 마지막 한명까지 찾아주기를 빕니다” 그리고 목소리에 담겼던 냉랭함과 건조함이 미수습자의 이름을 호명하며 삽시간에 허물어졌다. “조은화·허다윤·남현철·박영인·고창석·양승진·권재근·권혁규·이영숙..세월호 인양이 성공할 수 있도록 기원해 주세요 꼭 부탁드립니다” 마지막 당부는 흐느낌으로 범벅이 됐다.

세상에 소망이 유가족이 되는 것인 사람들의 비참하고 처연한 심정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현철아 엄마 아빠는 숨쉬는 것도 미안해”“기다리는 것 밖에 못해 미안해. 다시 만나면 절대 헤어지지 말자”“형체 알아볼 수 없어도 꼭 찾아 한 번만이라도 부둥켜안아 보고 싶어요”라는 미수습자 가족들의 목소리가 심장으로 파고든다.

세월호는 침몰로부터 인양까지 대한민국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손놓고 수장장면을 지켜봐야했던 침몰의 순간 믿었던 정부는 없었다. 그 정부의 무능은 인양까지 1073일이나 이어졌다. 침몰 7개월이 지난 2014년 11월 19일에야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 공포됐고 2015년 1월1일에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했다. 이후 특조위와 해수부등 정부부처간의 갈등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침몰 1년이 지난 2015년 4월 6일에야 당시 박근혜대통령은 선체인양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렇게 1년을 아무짓도 않고 허송했다. 특조위는 인양 이후까지 조사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입장을 냈음에도 박근혜 정부의 법령 해석에 따라 지난해 9월30일을 마지막으로 해산했다.

그 과정에서 사람 덜된 짓도 난무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을 선실에 남겨두고 제일 먼저 구조보트에 오르는 선장과 선원들의 야멸찬 발걸음부터 그 끔찍한 순간을 조롱하고 비웃는 익명의 댓글질까지.

세월호 희생자 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는 트위터에 "세월호가 인양됐다.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빨리 인양할 거면서 왜 그리 긴 시간을 기다리게 했나? 너무 허무하고 원망스럽기도 하다"고 탄식했다.

세월호는 한사코 떼쳐내려해도 떼쳐낼수 없는 우리 사회의 얼룩이었다. 그 얼룩이 사고의 비밀을 품고 마침내 맹골수도 거친 물살을 헤집고 솟구쳤다. 아빠 퇴근길 전철역 마중을 거르지 않던 다윤이를 비롯한 현철이, 영인이, 은화, 혁규, 권재규씨, 이영숙씨, 양승진 선생님, 고창석 선생님 모두 초록빛 봄바다를 사뿐사뿐 걸어 오매불망하던 가족품에 안기길 바라본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