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가는 안희정, '단단한 희정'으로 거듭나나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안희정 후보가 지난 23일 광주 빛고을체육관에서 열린 '더좋은 민주주의포럼 발대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안희정캠프

'단단한 안희정'.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후보가 자신의 또다른 면모를 보이는 모양새다. 지난 21일 당 경선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와의 '네거티브 논쟁'을 벌인 뒤 안 후보는 칼을 가는 듯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22일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문 후보와 문 후보 캠프의 태도는 타인을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 떨어지게 하는지 아는가"라고 지적했다. '대연정·선의 발언'으로 인해 지난 두 달간 공격받은 것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했다는 것이 이후 안 후보의 설명이었다.

이로 인해 '네거티브 논란'이 불붙듯 불었지만 안 후보는 아랑곳 않고 공세를 강화했다. 지난 23일 전남 광주에서 열린 '더좋은 민주주의포럼 전국네트워크 발대식'에서 그는 문 후보를 겨냥해 "저의 새로운 민주주의 비전을 '배신했다, 너무 벗어났다'고 하는 어느 후보의 말을 들으면서, 화가 나기 전에 그분이 다음 대통령이 돼 나라를 이끌 이끌 미래 비전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직격했다.

안 후보 캠프와 의원멘토단에서는 대체로 안 후보의 '단단한 모습'을 반기는 분위기다. 발대식에서 연설에 나선 캠프의 전략기획실장 박용진 의원은 "비뚤어진 태도로 서로를 대해선 안 된다는 안 후보의 페이스북을 보고 정말 대통령이 되려고 마음 먹었나보다 생각했다"며 "손가락질 받는 것에 굴하지 않고 이 나라를 위해서 악착을 부려야 한다는 각오를 국민께 내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 후보의 발언 공세가 높아지자 '네거티브 논쟁' 이후 처음으로 조우하는 24일 민주당 호남권 경선토론회에 눈길이 모아졌다.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토론회를 두고 "'강희정'(강한 희정)보다 '단희정'(단단한 희정)이 되면 좋겠다"며 "다른 후보들에 비해 안정적이고 단단한 리더십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도 "전날 발언의 강도를 보면 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안 후보의 발언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내부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주변 지인에게 안 후보가 말하는 개념을 납득시키기 위해 한참을 설명할 때가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