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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와 전동칫솔로 섹스용품을 만들라고?!

[신혜선의 유감시대] <3>최고의 아이디어 대신 최악의 아이디어를 찾는 이들의 성공방정식

머니투데이 신혜선 VIP뉴스부장 |입력 : 2017.03.25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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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의 만화. 위는 디너쇼에 참석한 괴물, 아래는 사무실에 책상 대신 목마가 있는 그림이다. 각자 대사를 작성해 보자. 자신의 뇌가 얼마나 말랑말랑한지, 당첨된 대사와 비교해 보자. 정답은 칼럼 맨 아래 소개한다. (인지니어스 47, 48쪽)
<뉴요커>의 만화. 위는 디너쇼에 참석한 괴물, 아래는 사무실에 책상 대신 목마가 있는 그림이다. 각자 대사를 작성해 보자. 자신의 뇌가 얼마나 말랑말랑한지, 당첨된 대사와 비교해 보자. 정답은 칼럼 맨 아래 소개한다. (인지니어스 47, 48쪽)
# 커피 머신과 드라이어기 또는 전화와 전동칫솔 같은 두 가지 가정용품을 조합해 섹스용품으로 쓸 수 있는 무엇인가를 만들어야 한다. 새 기계에 대한 정식 사용자 메뉴얼도 디자인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이런 프로젝트를 지시하는 교수가 있다면?

에든버러아트칼리지 디자인스쿨 책임자가 에인트호벤 공대 대학원생들에게 실제 낸 숙제라네요. 기존용품을 새 용도로 만들라는 주문도 놀라운데 그 용품 성격까지 생각하니 ‘국내에서 이런 사례가 있을까?’ 합니다. 완제품이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학생들이 기막힌 경험을 한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성능실험을 하는 학생들까지 상상해봐야 합니다.)

일본 학교에서도 유사한 교육이 많다죠. 꽃병과 신발 같은 전혀 관련 없는 두 가지 가정용품을 고른 뒤 둘을 조합해 새 용도의 물건을 만드는 것. 그랬더니 자동차 타이어로 만든 큰 그릇, 병뚜껑으로 만든 장신구, 사탕 봉지로 만든 옷 등 별의별 것이 나왔다더군요. 우리 사회에서도 전혀 없는 건 아닐 겁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집에서 못 쓰는 용품을 재활용한 아이디어 공모전’에 참여한 적이 생각나네요. 딱 한 번.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하소플래트너디자인연구소’(이하 디 스쿨)에서는 이런 시도가 밥 먹듯이 일어나고, 아예 커리큘럼에 포함돼있다고 합니다.

전화와 전동칫솔로 섹스용품을 만들라고?!
최근 나온 책 ‘인지니어스’(기발한, 독창적인. 자연적 능력 또는 타고난 재능이라는 라틴어 ‘인지니움’에서 유래한 말)는 디 스쿨에서 강조하는 가치를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저자 티나 실그르는 이 학교 공과대학의 스탠퍼드테크놀로지벤처스프로그램의 집행이사이자 디 스쿨에서 기업가 정신과 혁신 과정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그의 주장을 한 줄로 정리해보니 “인지니어스를 믿고, 생각의 근육을 강화하자”네요. 우리가 부르짖는 기업가 정신이나 창업 시작이 여기부터라는 것이죠.

솔직히 이다음부터 답답해지더군요. 대한민국에서 혁신적 사고나 창의성 강조는 지겨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벤치마킹할만하거나 박수받을 만한 창의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업 문화를 찾기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저자가 책에서 강조한 내용을 따라가 보니 그 이유를 모를 것도 없어요. 위의 예처럼 상상을 극대화하는 시도는 턱없이 부족하고, 관찰하고 실험하지 않고 그전 추측해 판단하는 습관을 들이게 하는 교육이 여전하니까요. 초등학생조차 관찰과 실험이 아닌 이론시험에 시달리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관찰과 실험은 과학 과목의 영역이라고요?

조직 생활을 오래 해서 그런지 창의성 극대화는 성공적인 창업에만 적용할 사안이 아니라는 생각도 합니다. 그런데 이 역시 현실은 너무 다릅니다. 자유롭게 토론하자고 모인 브레인스토밍. 자유보다는 눈치를 보는 이들이 허다하지 않습니까. 그야말로 난상토론 해보자는 건데 “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며 면박당하는 일마저 발생합니다. 브레인스토밍에서 받아쓰기의 추억이 있는 사람도 꽤 많죠?

나쁜 평을 받은 구성원에 대한 접근법도 인지니어스에서 출발하면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인사고과에서 한번 쳐지면 좀처럼 회복이 어렵습니다. 퇴사한 어떤 후배가 생각납니다. "선배 나는 찍혔어요.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이유가 뭐든 그의 상황이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는 경력 채용이니 ‘낙하산’은 아닙니다. 분명 그의 능력을 보고 채용했을 텐데 그는 왜 구제 불능이 됐을까. 그저 상대평가에 따라 경쟁에서 낙오자가 된 문제일까. 구성원 모두 각기 재능과 잘하는 무엇이 있을 거라는 전제는 진짜 틀린 걸까.

이런 이들의 또 다른 잠재력을 끄집어낼 수 있는 팀플레이를 찾아보기는 힘듭니다. 이미 주눅이 들어 적극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잘하는 사람 위주로 프로젝트를 운영해 빨리 성과를 내자는 문화가 더 강하죠.

기업가 정신의 중요 요소로 시행착오의 훈련이나 실패를 권장하는 환경을 중요하게 말하는데 이 역시 듣기에만 좋습니다. 궁극적으로 성공적인 상품이나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해도, 관찰을 통해, 실험을 통해 실패로 이어지는 그 과정을 견딜 시간을 주어야 하는데 어디 우리 환경이 그러냐 말이죠.

전화와 전동칫솔로 섹스용품을 만들라고?!
내일 브레인스토밍을 할 예정인 팀장님 계십니까? 미친 척하고 토론 주제를 원래 주제와 정반대로 내보시죠. “자, 이 사안에 대해 최악의 아이디어를 내봅시다.”

팀원들이 황당해 할 수 있지만, 그럴 땐 이렇게 외치는 겁니다. “최고의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집중하는 동안 결코 표면에 나타나지 않을 우리들의 아이디어를 꺼내보자고!”

“가장 황당한 아이디어는 가능성의 프레임을 통해 바라볼 때 종종 가장 흥미로운 아이디어로 전환된다” (인지니어스 77쪽)는 저자의 제안이 가능한지도 결국 해봐야 알 수 있는 거니까요.

우리는 너무 뻔한 사고 틀에서 사는 게 맞네요. 타인은커녕 나의 인지니어스가 무엇인지조차도 잊어버렸으니.

자, 정답을 맞출 시간입니다. 당신은 맨 앞 카툰의 대사를 어떻게 만드셨습니까. 당신의 창의성에 경의를 표합니다.

<당시 당첨 대사>
1. "캐빈, 자네 여자 친구의 명절 전통은 어떤지 듣고 싶다고 말해주게."
2. "우선 여기서부터 일을 시작하게. 좀 더 경험을 쌓으면 더 큰 책무를 맡길테니."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3월 24일 (15:27)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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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kv9sb44  | 2017.06.1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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