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합검색

실시간 속보

KB리브온공동설문 (-12.18)대한민국법무대상 (-1.28)
비트코인 광풍 - 가상화폐가 뭐길래

출판사 도와주고 되레 욕먹은 서울시 ‘의문의 1패’

[뉴스&팩트] ‘송인서적’ 피해 출판사 지원두고 서울시-출판사 ‘불협화음’…“오해로 인한 불통”

뉴스&팩트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입력 : 2017.03.25 09:00|조회 : 8688
폰트크기
기사공유
'송인서적 부도' 사태로 서울시가 최근 피해본 출판사를 대상으로 예산 13억 원을 지원하면서 서울시와 출판사 간의 작은 해프닝이 빚어졌다. 출판사들의 오해로 페이스북에선 서울시가 '생색내기 지원'과 '쏠림 지원'을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사진=뉴스1
'송인서적 부도' 사태로 서울시가 최근 피해본 출판사를 대상으로 예산 13억 원을 지원하면서 서울시와 출판사 간의 작은 해프닝이 빚어졌다. 출판사들의 오해로 페이스북에선 서울시가 '생색내기 지원'과 '쏠림 지원'을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사진=뉴스1

최근 페이스북에선 출판사 관계자들이 서울시를 성토하는 글이 봇물을 이뤘다. 서울시가 지난 1월 송인서적 부도로 피해 본 출판계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에 따라 이행한 ‘13억 원 도서 구매’가 ‘간에 기별도 안가는’ 정책이라든가 ‘베스트셀러에만 몰리는 일방적 지원’이라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처음엔 서울시가 ‘지원하고 욕먹는’ 식으로 ‘의문의 1패’를 당하는 모양새로 비쳐졌다. 한 A 중견출판사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원 약속을 통해 2000만원 이상 피해 본 출판사들은 5종을 신청할 수 있다고 해 지원했는데, 상식적인 선에서 종 당 100권씩은 사줄 줄 알았다”며 “결과를 보니 고작 모두 20권에 불과해 생색내기용 정책이라는 걸 알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출판사처럼 피해를 크게 본 출판사들은 10권에서 20권 안팎의 책 구매에 나선 서울시에 대해 “차라리 지원이라는 말을 하지 말라”며 페이스북에 성토를 멈추지 않았다. B출판사 대표는 “출판사와 저자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책 배본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여기에 서울시가 ‘설민석의 무도 한국사 특강’에 500권, ‘미움받을 용기’에 300권 등 베스트셀러를 낸 출판사에 지원을 집중하면서 논란은 더 커져갔다. 한 권도 주문이 들어오지 않은 영세 출판사들이 속출하면서 서울시의 지원이 ‘부익부 빈익빈’ 형국만 초래했다는 것이다.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페이스북에 “수해복구에 나선 서울시가 부잣집 담벼락에 남은 흙 씻어내려고 구호품 생수 절반 이상을 들이붓고, 형편 어려운 수십 가구에는 생수 1.5l 하나씩 나눠준 꼴”이라고 비유했다.

서울시는 시청과 산하 기관의 사무관리비와 도서구입비 등을 활용해 5억 예산 중 현재 4억 3000만원을 책 구매에 사용했다. 앞으로 남은 7000만 원과 1억 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해 지원한다. 서울도서관 예산 7억 원도 피해 출판사를 위한 책 구매에 쓰인다.

서울시는 애초 피해가 큰 출판사 500여 개의 책을 집중 구매하는 방식으로 내실 지원을 단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가교역할에 나선 단행본 출판사 중심의 한국출판인회의가 1284개 4570종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결과적으로 ‘형식적 지원’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한 종 당 100권씩 사줄 용의가 있었는데, 출판계가 ‘콩 한 조각도 나눠 먹자’고 제의해 ‘간에 기별’ 지원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다.

서울시는 출판인회의로부터 목록을 받고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구매를 요청했다. 시작부터 베스트셀러에 구매가 몰릴 것을 우려해 영세 출판사 책 구매에 집중해달라는 요구도 했지만, 공무원 노조가 급기야 “자유 민주주의국가에서 책 선정까지 개입하느냐’는 볼멘소리를 게시판에 올리면서 전체적으로 ‘자발적 구매’로 이어졌다. 수백 권씩 베스트셀러에 집중된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작용한 결과다.

서울시는 결국 출판인들의 요구에 따라 집행한 예산으로 출판인들에게 되레 욕을 먹는 ‘역설적 선의(善意)’에 빠졌다.

‘블랙리스트’ 사건 이후 흔히 정부가 하는 일에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기 힘든 부분이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출판사들이 이번 ‘해프닝’과 관련해 서울시의 ‘생색내기 선심’에 대한 비판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만, 확인 없이 결과만 갖고 동기를 의심하는 건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출판인회의가 서울시에 의견을 제출할 때부터 모든 출판사에 이 사정과 배경을 알리는 의사소통에 충실했다면 오해와 충돌은 사전에 방지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출판인회의로부터 이 배경을 뒤늦게 전해 들은 A출판사 대표는 “그런 배경이 있었다는 걸 지금 알았다”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사과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남은 1억 원의 예산은 한 권도 구매 혜택을 받지 못한 200여 개 영세 출판사에 지원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눈에 보이는 ‘강자’의 역할에 선 서울시와 약자로 남을 수밖에 없는 출판사의 얽힌, 소위 ‘갑과 을’의 관계에서도 중요한 건 팩트이고 소통이다.

출판사 도와주고 되레 욕먹은 서울시 ‘의문의 1패’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3월 24일 (13:48)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고금평
김고금평 danny@mt.co.kr twitter facebook

사는대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대로 사는 기자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