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정치가 만든 썩은 고기'…브라질, 육류 수출 99.9% 급감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회사인 브라질의 JBS 공장 내부/사진=AFP

'부패 고기 유통' 파문으로 브라질 육류 수출이 큰 타격을 입었다. 세계 최대 소·닭고기 수출을 누려온 브라질의 무역수지도 악화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21일 기준 브라질의 소·닭고기 수출은 7만4000달러로 일 평균 6300만달러였던 것과 비교해 99.9% 감소했다.

부패 고기가 유통됐다는 브라질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자 각국이 브라질산 육류 수입규제를 강화한 게 배경이 됐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중국, 홍콩, 마카오 등이, 미주에서는 칠레, 아르헨티나, 멕시코, 미국, 자메이카 등이, 유럽에서는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영국이 브라질산 육류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한국은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해 일시적으로 유통·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작업장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닭고기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조치를 해제하고 판매를 재개했다.

육류 수출 감소로 브라질 무역수지도 악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브라질의 지난해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인 476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5년 무역흑자 대비 142.3% 늘었고 종전 최대치를 기록한 2006년(464억5000만달러)도 웃돌았다.

올해 1월 무역흑자도 27억2400만달러로 1989년 공식 집계가 시작된 이래 1월 기준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육류 수출이 급감하면서 무역흑자 역시 위축될 전망이다. 블라이루 마기 브라질 농업부 장관은 육류 수출이 최소한 지난해 수출액의 10%(150억달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브라질 경찰은 19일 검역관에 뇌물을 주고 부패고기를 불법 유통한 작업장이 최소 21곳이며 이를 통해 부패된 고기가 해외 시장으로 넘어갔을 수 있다는 2년간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회사 JBS와 닭고기 수출회사 BRF 등이 유통기한이 지난 고기를 시중에 판매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육가공업체가 제공한 뇌물이 주요 정당에 유입된 정황도 포착되면서 부패 정치 구조가 썩은 고기를 만들었다는 비판이 거세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