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대우조선 손실액 최대 17.6조원" 금융위와 3배 차이

머니투데이

세종=정혜윤 기자

유동성 부족으로 도산 위기에 처한 대우조선해양에 2조9000억원의 신규자금이 또다시 투입된다.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은 23일 채무조정 합의 및 자구노력 추진 등을 전제로 예상 최대 부족자금 2조9000억원을 대우조선에 한도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이로써 대우조선해양에는 2015년 10월 신규 자금 4조2000억원과 지난해 말 자본확충 2조8000억원에 이어 총 5조8000억원이 추가로 지원된다.대우조선 생명줄 연장의 가장 큰 명분은 '국민경제적 이익'이다. 현시점에서 대우조선을 죽이는 것보단 살리는 것이 국가 경제 전체적으로 이익이라는 것이다.사진은 이날 오후 중구 다동 대우조선해양 사옥. 2017.3.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산업통상자원부가 대우조선해양을 시장 논리에 따라 처리할 경우 국가 경제적 손실이 최대 17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앞서 금융위원회가 추정한 손실액(59조원)과 비교해 3.3배 정도 차이가 나는 규모다.

25일 산업부에 따르면 산업부는 대우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전체 손실 규모를 11조2000억원에서 최대 17조6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조선업계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산업부는 실무협의 과정에서 관련 문건을 기획재정부, 금융위 등 관계부처에 전달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금융위가 추산한 추정손실액 59조원을 좀 다르게 봐야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작성한 것"이라며 "대우조선이 당장 청산할 일이 없으므로 계속 기업으로서의 가치, 회생형 법정관리를 전제로 손실액을 산출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와 산업부의 손실액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기본 가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대우조선이 도산했을 때 피해액을 최대로 가정했지만 산업부는 회생형 법정관리를 전제로 피해액을 추산했다.

금융위는 현재 대우조선이 건조 중인 선박 114척에 들어간 비용 32조2000억원이 전부 손실처리된다고 판단했다. 반면 산업부는 건조가 진행된 선박을 추가 비용을 투입해 완성시키고 매각하면 투입된 비용 이상을 회수할 수 있다고 봤다.

또 금융위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시중은행 등이 대우조선에 빌려준 돈, RG(선수금 환급보증) 등을 포함한 금융권 손실을 21조2000억 원으로 추산했지만 산업부는 금융권 피해액을 8조4000억~14조8000억원으로 계산했다.

대우조선이 도산될 경우 최소 5만 명이 일자리를 잃어 연간 인건비 2조8000억 원 등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거라고 예상한 금융위와 달리 산업부는 회생형 법정관리를 진행하면 대규모 실업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진단했다.

한편 대우조선 채권단은 지난 23일 대우조선에 2조9000억원의 신규자금을 추가 투입하고 2조9100억 원의 빚을 자본으로 전환하는 등 총 5조8100억 원 규모의 지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