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證, 우(牛)시장 근처 아파트 투자대박 비결은

"지난해 독산동 아파트 개발 사업은 우시장 근처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주저하는 곳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사업성이 있을거라고 판단, 선제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그만큼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었습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지난해 4월 주선한 독산동 아파트 개발사업은 성공리에 분양이 마감되며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수익률도 다른 부동산 PF투자건 보다 몇 배 높은 수준이다. 당초 메리츠금융그룹의 대출 규모는 2050억원 규모였지만 분양대금이 들어오면서 실제로는 700억원만 대출이 이뤄졌다. 이 자금은 이달내로 조기 상환이 이뤄진다.

여은석 메리츠종금증권 프로젝트금융사업본부장/사진=메리츠종금증권.

여은석 메리츠종금증권 프로젝트금융(PF) 사업본부장은 25일 "독산동은 구도심으로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전체 아파트 분양시장도 좋을 것으로 봤다"며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사업초기에 들어가는 것이 높은 수익을 올린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지난해에는 한남 더힐 공동주택 담보대출(7200억원), 안산 사동 공동주택 개발사업(3350억원), 화성 동탄 아파트 개발사업(1260억원) 등 총 49건, 4조602억원 규모의 금융주선을 진행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증권업계에서 유일하게 종금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 수신 기능을 활용해 PF, 부동산 대출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을 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순이익(2530억원)과 자기자본이익률(14%)이 업계 최고 수준으로 PF본부의 기여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2015년 12월 2700억원의 대출을 시행했던 의정부 추동근린공원 아파트 개발사업에 38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추동근린공원은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의 일환으로 민간기업이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땅 일부를 공원으로 조성한뒤 지방자치단체에 기부채납(공공기여)하고 나머지 부지에는 아파트를 짓는 방식이다. 오랜 기간 '미분양 늪'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던 의정부에서 이 아파트는 지난해 하반기 분양 시작 일주일만에 완판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해외 호텔, 우량기업의 마스터리스(통임대후 재임대) 오피스, 신재생에너지, 공항을 비롯한 인프라 시설 등 해외자산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외 투자건과 관련해서는 기관뿐만 아니라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리테일 상품을 출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최근엔 베트남의 태양광 발전소 등 신재생에너지 시설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여 본부장은 "베트남은 전기 부족국가인데 일조량이 많다는 점을 활용해 태양광을 이용하는 등 전기 생산 효율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며 "원자력, 화력 등은 투입비와 기간이 많이 들지만 태양광 등은 사업기간이 짧아 회수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의 PF 관련 우발채무가 높다는 지적과 관련해 여 본부장은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발채무는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채무는 아니지만 장래에 우발적인 사태가 발생할 경우 확정채무가 될 가능성이 있는 채무를 말한다.

그는 "메리츠종금증권의 위험 관리는 업계에서 보수적이기로 정평이 나있다"며 "우발채무 비중은 숫자에 불과한 것으로 각 PF 건들의 내용을 보면 안정적으로 1998년이나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 등이 와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수준으로 위험관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