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청구 결정 코앞, 朴자택 긴장감↑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 전경 /사진제공=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결정을 코앞에 둔 26일 박 전 대통령 자택 주변은 다시 긴장감이 높아졌다.


이날 경찰은 5개 중대 400여명을 동원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경비했다. 경찰병력 수는 평소와 비슷하지만 며칠 전 '달걀 투척' 사건의 영향으로 경계 강도를 한층 강화했다. 회사원 김모씨(39)는 24일 밤 박 전 대통령에게 화가 난다는 이유로 달걀 여러 개를 자택에 던지다 연행됐다.

자택 담벼락 앞을 돌아가며 지키는 '박근혜 지킴이 결사대'도 예민해진 눈치다. 지지자들은 이른 아침 시각에는 5명 정도 모였지만 낮 시간이 되면서 40명가량으로 불어났다. 오후 4시쯤 50대로 보이는 한 남성 지지자는 "정치인들이 국민을 볼모로 국란을 일으켰다"며 "나라가 공산화돼가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오후 3시쯤에는 지지자 김모씨(82)가 "대통령을 생각하면 눈물을 참기 어렵다"며 "대통령 구속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소리쳤다. 그는 "차라리 근신 명령을 내리는 방향으로 가면 이해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오전 11시15분쯤에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노인(85·여)과 그의 가족 2명이 나타나 울먹이며 '박근혜 대통령' 구호를 연호하기도 했다. 노인의 여동생은 "텔레비전에서 자택 대나무를 봤는데 실제로 보기 위해 부산에서 올라왔다"며 "어머니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하신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민의 목소리 역시 점점 커졌다. 오후 4시15분쯤 목사 김창호씨(53)가 자택 앞에 나타나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외치다 지지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한 지지자가 김씨를 폭행했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오후 5시15분쯤에는 4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나타나 "사저보다 감옥으로"라고 소리치다 경찰에 의해 격리조치 됐다.

자택을 둘러싸고 분위기가 달궈지면서 이웃주민들은 불편한 기색을 나타낸다. 구속영장 여부가 빨리 결정돼 동네가 조용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지배적이다. 오후 1시30분쯤 인근 아파트에서 산다는 최모씨(60)는 지지자들에게 다가가 "왜 이렇게 떠드느냐"고 항의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 자택을 찾는 특별한 손님은 없었다. 일상적으로 드나드는 정송주·매주 미용사 자매,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 경호인력 등만 눈에 띄었다.

박 전 대통령은 12일 밤 청와대에서 사저로 '귀가'한 이후 검찰 조사를 받은 21~22일을 제외하고 한번도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