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아픔 느껴져요"…팽목항 추모행렬엔 정홍원 전총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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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뉴스1) 박정환 기자,전원 기자 =

25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방파제에서 열린 '팽목항에서 여전히 기다리다'를 주제로 한 기다림문화제에서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 회원들이 미수습자 가족들을 껴안고 격려하고 있다. 2017.3.25/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당시의 아픔이 그대로 느껴져요."

세월호 배수작업이 한창인 26일 오후 4시쯤 전남 진도 팽목항에는 이틀째 수많은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팽목항 방파제 170여m에는 곳곳에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현수막이 달렸고 노란 깃발이 바닷바람에 나부꼈다. 깃발에는 '오늘도 함께 기다립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등의 쓰여있었다.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위치가 표시된 지도를 보고 저 멀리 바다를 바라보며 그날의 참사를 되새겼다. 방파제 곳곳 타일에 새겨진 문구 등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전남 여수에서 왔다는 이홍기씨(38)는 "세월호가 인양됐다는 소식을 듣고 팽목항을 찾았다. 분향소에 들어가서 참배하고 방파제를 둘러봤다"며 "참사 당시의 아픔이 그대로 느껴졌다. 어서 빨리 세월호가 목포로 들어가 진실규명을 위한 조사가 시작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팽목항 곳곳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도 이어졌다.

자발적인 시민들의 모임인 '한국SNS연합회' 회원 30여명은 팽목항에 온 추모객들을 위해 '사랑의 짜장차'를 몰고 왔다. 봉사자 30여명은 직접 준비한 짜장면 1004인분과 과일 등을 나눠줬다.

김후남 한국SNS연합회 회장은 "세월호 인양이 된만큼 어젯밤 차를 몰고 이곳으로 왔다"며 "이제 아이들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 좋고, 추모객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월호가 3년 만에 수면 위로 완전히 떠오른 가운데 26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방파제를 찾은 추모객들이 방파제를 둘러보고 있다. 2017.3.26/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무료커피 봉사'를 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서로 나누는 따뜻한 차 한잔에서 추모객들은 슬프고 아픈 마음을 잠시나마 달랬다.

커피봉사를 마련한 공성권씨(44)는 "세월호 인양 장면을 TV로 보며 눈물을 흘렸다"며 "인양 소식을 듣고 안올수가 없었고, 이제 아이들을 제대로 찾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저 멀리 바다를 보며 세월호 배수작업이 안전하게 완료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이어 온전한 '진상규명'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팽목항을 거닐던 박정환씨(30)는 "세월호가 인양됐고, 곧 목포로 간다고 하니 이번에는 감춰진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확인하고 미수습자 가족들을 꼭 찾았으면 한다"며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이 꼭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팽목항에는 정치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세월호 참시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이었던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미수습자 가족들을 찾아 "위로를 해드리기 위해 왔다"며 "세월호특별법이 통과될 수 있게 최대한 힘을 싣겠다"고 말했다.

오후 4시5분쯤에는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팽목항 세월호 분향소를 찾은 뒤 가족들을 만나 "마음이 얼마나 아팠겠는가"며 "아이들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가 3년 만에 수면 위로 완전히 떠오른 가운데 26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이 분향을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세월호는 해수 배출과 잔존유 제거, 반잠수선 고박 작업 등을 거친 뒤 목포 신항을 향해 '마지막 항해'에 나선다. 2017.3.26/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