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동영상' 檢, 이재현 CJ 회장 최측근 소환 조사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이른바 '성매매 의혹' 동영상 촬영 지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헬로비전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건희 성매매 의혹 동영상'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최측근을 소환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현)는 최근 CJ헬로비전 성모 부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고 26일 밝혔다. 성 부사장은 이재현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로 지난 13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다. 검찰은 성 부사장을 상대로 해당 동영상이 촬영된 경위과 CJ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CJ제일제당 부장 출신 선모씨(56·구속기소) 형제 등이 해당 동영상을 촬영하도록 지시한 정황을 잡고 수사를 벌여왔다. 선씨 일당은 2011년 12월부터 2013년 6월까지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이건희 회장 자택, 논현동 빌라를 드나들던 여성들에게 이건희 회장의 모습을 찍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씨는 이 동영상을 빌미로 삼성 측에 6억원을 요구해 2억원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선씨는 재판에 넘겨져 31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이후 검찰은 성 부사장 등 다른 CJ 계열사 직원들이 연루된 단서를 잡고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CJ헬로비전과 중구 서소문동 소재 CJ대한통운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번 사건에 CJ그룹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이 사실이라면 '삼성가(家) 상속 소송'과 연관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동영상 촬영 시점(2011년 12월부터 2013년 6월)과 시기가 겹치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과 고 이맹희 전 CJ 명예회장은 상속 재산을 두고 2012년 2월부터 소송전을 벌였다. CJ 측은 "개인 범죄일 뿐 회사 차원의 개입은 없다"며 "오히려 동영상 매수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검찰은 이건희 회장이 해당 동영상에 찍힌 대로 성매매를 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별다른 진척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