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사퇴 정홍원·이주영 팽목항 찾아 "죄송하다"(종합)

(진도=뉴스1) 박정환 기자,전원 기자 =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26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분향소에서 분향을 마친 뒤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가족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7.3.26/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세월호참사 당시 정부 책임자들이 세월호의 인양이 사실상 성공한 이후 팽목항을 찾아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전했다.

세월호참사 당시 국무총리를 역임했던 정홍원 전 총리는 26일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을 만나 "미안한 마음을 항상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오후 4시5쯤 팽목항 분향소를 찾아 참배한 뒤 가족들과 만나 얘기를 나눴다.


그는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을 잠시 동안 바라봤고, 권재근씨와 권혁규군의 가족인 권오복씨에게는 세월호참사 당시 생존자인 혁규군의 동생에 대한 안부를 묻기도 했다.

이후 정 전 총리는 "세월호 인양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봤다"며 밝혔다. 가족들은 정 전 총리에게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서 아홉명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미수습자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다음부터는 정말 참사가 나면 안되지만 만약에 참사가 났다면 국민을 위해 책임지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며 "3년 동안 저희 너무 아팠다"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가족들과 만남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애타게 기다리던 우리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데 대해서 안도한다"며 "세월호 사고가 난 이후에 가족들과 고통과 슬픔을 같이 했기 때문에 위문하기 위해서 왔다"고 말했다.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26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식당에서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가족들과 포옹을 하며 격려를 하고 있다. 2017.3.26/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세월호참사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재직한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이날 오후 팽목항을 찾아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사람부터 당연히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 의원은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과 얘기를 나누고 포옹을 하며 격려했다.

미수습자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는 "이제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거치가 될텐데 사람부터 빨리 찾아야 한다"며 "내 딸이, 내 남편이 거기에 있다면 끔찍하잖아요. 사람부터 찾는 게 최우선 순위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라며 박씨의 말에 적극 공감했다. 그는 또 "세월호특별법이 잘 통과됐으면 한다"는 가족들의 주문에 "세월호특별법 개정안이 이제 법사위에 올라오는데 법사위원장에게 잘 되도록 당부를 드리겠다"고 답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팽목항 방파제에서 추모시간을 갖기도 했다. 자신의 왼쪽 주머니에서 미수습자들의 사진을 꺼내며 이름을 불렀고 바다를 보며 애도를 표했다.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26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분향소에서 분향을 마친 뒤 분향소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사진을 지켜보고 있다. 2017.3.26/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한편 정홍원 전 총리와 이주영 전 장관은 세월호참사 당시 정부 책임자로 '늑장대응'과 부실한 대책으로 격한 질책을 받은 바 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총리인 정홍원 전 총리는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지 11일 후 참사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당시 정 전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가족을 잃은 비통함과 유가족 아픔과 국민 여러분의 슬픔과 분노를 보면서 국무총리로서 응당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 역시 세월호참사 당시 늑장대응 등으로 가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