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투기 억제, 오피스텔·주상복합으로 전면 확대

베이징시가 잇따라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 같은 상업용 주거시설의 거래를 제한하는 규제책을 내놓으며 관련 거래가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베이징시가 일반 주택이 아닌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에도 강력한 거래 제한 조치를 내놓으며 부동산 시장 안정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베이징시의 이번 조치는 조만간 상하이시나 텐진시, 선전시 같은 다른 1선 도시들로 확산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투기 억제’ 정책만으로는 갈수록 불거지는 부동산 거품론을 멈추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27일 중국 양광망은 베이징시가 전날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 같은 ‘상업용 주거시설’에 대해서도 대출이나 구입 자격을 엄격히 제한하는 ‘상업 및 사무실의 관리 강화 공고’를 내놓았다고 전했다. 베이징시는 특히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 같은 비주거용 시설을 분할해 주거용으로 개조한 뒤 개인들에게 판매하는 행위를 엄단할 방침이다. 이미 주거용으로 개조해 개인에게 판매한 상업용 주거시설을 다시 거래할 때도 구입 자격이나 대출 허용 비율을 철저히 지키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일반 주택이 아닌 ‘상업용 주거시설(일명 샹주팡)’에 대한 규제를 더 날카롭게 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베이징시는 이달 중순에도 이미 상업용 주거시설을 보유한 사람이 또 다른 상업용 주거시설을 매입할 경우 대출 허용 비율을 최저 20%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3.17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는 일반 주택 구입 시에만 대출 비율이나 구입 자격을 엄격히 제한해왔던 이전과는 사뭇 다른 태도로 그만큼 전방위적인 대책이 절실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베이징시의 경우 2015년부터 상업용 주거시설 공급량이 일반 주택 공급량을 초월하며 주거용 부동산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제는 ‘절대적 공급 부족’이라는 베이징 부동산 시장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상업용 주거시설은 일반 주택을 대신하는 순기능도 만만치 않아 이를 근본적으로 막을 경우 더 심각한 공급난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


상업용 주거시설이 철저하게 ‘투자 목적’으로 거래된 것도 이번 조치의 예기치 않은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원부동산 장다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11년부터 주택 구입 제한 조치가 시행된 이래 상업용 주거시설은 규제를 피해 투자 목적이 매우 강해졌다”고 밝혔다. 상업용 부동산은 이보다 매매가가 훨씬 비싼 일반 주택에 투자하지 못한 사람들이 주로 사들였기 때문에 이 거래가 위축된다면 담보대출 부실 같은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일부에서는 베이징시의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 중 적어도 50~60%가 이번 규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 잇단 규제로 상업용 주거시설의 거래가 끊기며, 매매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베이징시는 ‘3.17 대책’ 이후 또 다시 대대적인 부동산 중개업체 단속에 나서고 있다. 대출 허용 비율을 어긴 채 무리한 대출을 해주거나 구입 자격이 없는 외지인에게 주택을 중개하는 업체들이 주 대상이다. 신징바오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이미 지난 17일 이후 138개 부동산 중개업체를 상대로 조사를 벌여 이중 베이징완청싱예 등 11개 업체에 ‘영업 정지’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