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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기업 R&D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머니투데이 이철 우수기술연구센터(ATC)협회장

기고 머니투데이 이철 우수기술연구센터(ATC)협회 회장 |입력 : 2017.03.29 08:40|조회 : 6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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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기업 R&D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과학기술계, 경제계뿐만 아니라 유력 정치인까지 4차 산업혁명 대응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각종 전문가 단체들도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활발히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시적 유행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지만, 교착상태에 빠진 성장동력 창출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능 간 이합집산이나 부처 이기주의는 배제되어야 할 부분이다.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파악하고 현실에 입각하여 최적의 방향을 모색하는 관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정부가 바뀔 때 마다 과학기술 거버넌스도 변화하였다. 과거 정부에서 정부의 역할이 과학기술 발전에 큰 영향을 준 사례는 박정희 정부의 출연연 육성, 김대중 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 육성이 대표적이다. 그 이후 정부 주도의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은 크게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산업기술 R&D 비중을 줄이고 ICT 기술을 과학기술부처가 총괄토록 한 이번 정부의 정책도 최근 국가경쟁력 지표의 하락에서 보여주듯 효과적이지 못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ICT를 기반으로 한 산업간・제품간 융합이다. 이번 정부에서 ICT 지원 기능을 산업기술과 분리한 결과, 융합이라는 시대의 조류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지난 4년간 반도체, 임베디드 S/W 등 산업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할 ICT 예산이 대폭 축소되어 과학기술부처의 ICT 관리에 따른 한계가 드러났다. 산업과 유리된 ICT는 산업 R&D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지 못하다.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의 경우 정부 주도하에 산업혁신을 일사분란하게 추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주체는 구글, 지멘스 등 민간 기업이다. 반면 국내 기업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인식은 저조하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의 설문에 따르면, 중소기업 CEO의 대부분인 86.6%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서 발표한 2017년 산업계 연구개발 투자 계획을 보면, 중소중견기업은 전년보다 늘어난 17.5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이란 거대한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5년 이상 생존하는 제조기업이 37%에 불과한 경쟁 환경에서 10년, 20년 후가 어떻게 변할지는 예측만 있을 뿐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이런 시기에 정부는 기업과 함께 불확실성을 줄여나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며 현명하게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물결 속에서 단지 파도에 몸을 싣기보다는 노를 저어 방향을 설정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정부가 어떠한 청사진을 내놓든 궁극적인 실천주체는 기업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내 최고의 공학계 석학, CEO 단체인 공학한림원이 얼마 전 발표한 정책총서에서도 차기 정부는 민간이 급격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이 중장기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되, 기업 간 생태계를 육성하고 유지시켜야 하는 것이다.

말콤 글래드웰의 ‘다윗과 골리앗’을 보면, 다윗은 갑옷으로 무장한 거인 골리앗을 근접전으로 상대하지 않고 원거리에서 돌팔매로 골리앗의 약점인 이마를 공략함으로써 승리할 수 있었다. 전략적인 대응은 어려운 상황 속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부족한 기초 원천기술 탓에 선진국 추격이 어렵다 자책하지 말자. 우리의 강점인 제조분야의 역량에 ICT 기술이 융합하면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부와 기업이 뜻을 모아 산업기술과 ICT 융합으로 새로운 국가발전 기회를 창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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