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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국형 'JOIN'을 만들자

[2017 해외건설대상 특별기고]

기고 머니투데이 박기풍 해외건설협회장 |입력 : 2017.03.29 05:03|조회 : 7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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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풍 회장
박기풍 회장
최근 일본은 해외건설시장에서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간기업의 해외수주활동에 정부가 참여하지 않았던 관례를 깨고, 아베 총리가 전 세계를 순방하며 건설투자의 대가로 자국 기업의 수주를 약속받는 등 활발한 건설외교를 펼치고 있다. 2010년 UAE 원전 수주경쟁에서 우리에게 패한 직후부터 외교관은 물론 일본해외건설협회(OCAJI), 건설경제연구소(RICE) 등을 총동원하여 우리의 수주지원정책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과 2013년, 2015년 연이은 면담을 통해 원전 수주성과를 거두는 한편, 지난해 11월에는 인도의 모디 총리를 초청해 도쿄에서 신칸센 차량 생산공장이 있는 고베까지 신칸센을 같이 타고 장장 3시간 동안 일본의 철도기술을 홍보하는 동시에 차관제공, 철도차량 공장건설, 기술이전 등의 공세를 펼쳤다. 그 결과 인도가 추진 중인 7개 고속철 구간 중 뭄바이–아마다바드 구간을 수주하였다.

고속철 수주를 위해 제안한 차관 지원조건도 파격적이다. 총 사업비의 80%인 120억 달러를 50년 동안 0.1~0.5%로 제공하기로 했으며, 나머지 구간에도 신칸센을 도입하면 동일한 수준의 지원을 약속했다. 일면 일본이 손해 보는 거래조건 같지만, 인도의 철도 인프라에 일본식 기술과 표준을 도입하고 사람들의 생각에 ‘고속철=일본’이라는 공식을 주입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 일본기업의 추가 진출을 노리는 포석인 것이다.

일본의 해외 인프라 수주지원제도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것은 민·관합작기구인 ‘㈜해외교통·도시개발사업 지원기구(JOIN)’이다. JOIN은 일본의 인프라 시스템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해외교통 및 도시개발에 대한 인프라 투자 회사법’에 의거하여 정부(국토교통성)가 150억엔, 17개의 민간기관이 60억엔을 출자하여 2014년 10월에 설립되었다. 이후 정부는 자본금을 360억엔으로 증자하였고, 조만간 150억엔을 추가로 출자할 예정이라고 한다.

민·관으로부터 동원된 자본투자능력과 협상력을 기반으로 민간금융기관에게도 공동투자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해외인프라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일본의 해외건설수주액(플랜트 제외)은 2013년 160억 달러에서 2014년 182억 달러로 증가했고, 세계건설시장이 위축되었던 2015년에도 소폭 감소하는데 그쳤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2016년 해외건설 수주금액은 2년 연속 급감한 282억 달러로 중동을 비롯한 아시아, 중남미 등 모든 지역에서 수주가 감소해 유가하락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일본이나 중국처럼 국가 차원의 전폭적 금융지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주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는 금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금융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합의된 지원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JOIN과 유사한 기관의 설립논의는 그간 꾸준히 있어 왔지만 관련 기관들의 이해관계 상충으로 번번이 결실을 맺지 못했다.

JOIN과 같은 주식회사 형태의 민·관합작회사를 설립해서 초기에는 정부 주도로 민간금융기관들과 함께 우리기업의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추후 정부지분은 기업공개를 통해 민간에 매각한다면 정부는 결국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해외건설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국가대항전 양상으로 치달은 현 해외인프라 수주경쟁 상황과 우리나라의 한정된 예산을 감안할 때 이렇듯 정부 주도의 해외건설 지원이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오래도록 풀리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 해외건설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수주절벽에 가로막힌 지금이야말로 한국형 JOIN 설립이라는 결단을 내릴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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