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사회봉사단 헤쳐 모이나…"해체는 없다"

삼성이 사회공헌사업을 총괄한 미래전략실(미전실) 해체로 '삼성사회봉사단' 간판은 내리지만 기존에 진행한 사회공헌활동은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미전실이 폐지됨에 따라 매년 수천억 원을 기부한 삼성의 사회공헌이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핵심사업을 계열사별로 이관해 변함없이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사회봉사단은 지난 27일 홈페이지에 홈페이지의 모든 서비스를 다음달 3일 종료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올렸다. 미전실이 지난달 28일 전격 해체되면서 삼성사회봉사단 역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으로 풀이되나 이름만 없어질 뿐 실제 업무는 계열사에 이식될 전망이다.


그동안 삼성의 각종 사회공헌사업은 미전실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기획팀이 각 계열사가 낸 분담금을 모아주는 방식으로 삼성사회봉사단이 운영됐다.

삼성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사회봉사단의 업무는 유지된다"며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인 사회복지공동모금도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2012년부터 연말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삼성그룹' 명의로 500억원을 기탁해왔다. 이렇게 내놓은 규모만 현재 4700억원에 달한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해마다 2000억원 수준을 사회공헌에 투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아직 사회봉사단이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운영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미전실 폐지로 삼성그룹이 없어진 만큼 이제 계열사들이 저마다 사회공헌사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와 삼성생명 (86,400원 ▲1,000 +1.17%), 삼성물산 (150,100원 ▼300 -0.20%) 인사팀 내에 있는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담당 부서에서 삼성사회봉사단의 활동을 이어받는 것을 점쳐볼 수 있다. '경영쇄신안'에 따라 이제 10억원 이상의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은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받아야 하나 삼성사회봉사단 사업의 계승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만큼 이사회 통과는 무난해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첫 사회공헌활동을 위한 252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고 청소년 소프트웨어(SW) 교육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126억원을 먼저 모으자 회사도 동일한 금액인 126억원을 출연하는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 방식이다. 삼성은 6년 동안 일궈놓은 교육사업인 '드림클래스'도 예년 수준으로 운영하기로 확정한 바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운영해온 막대한 규모의 사회공헌사업을 축소나 폐지하지 않겠다고 처음 밝힌 것에 의미가 있다"며 "한두 달 정도 기다리면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