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사빌딩 투자 부동산펀드, 1600억원 완판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본사 빌딩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가 16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개인투자자로부터 끌어모으며 완판됐다. 이 펀드 판매 성공은 그동안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이뤄진 해외 부동산투자가 공모펀드(49인 이상)로 확산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나사부동산투자신탁1호' 부동산펀드는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총 1595억원 규모로 판매한 결과 목표액을 달성했다.

한국증권(900억원), 삼성증권(399억원), 하나은행(296억원)이 각각 지점 고객을 대상으로 펀드를 판매했다. 펀드 운용사인 하나자산운용은 판매사를 통해 모은 자금을 토대로 오는 30일 펀드를 결성한 뒤 빌딩 매입 잔금을 치른다.

이에 앞서 투자회사로 참여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빌딩 계약금 등을 지급하기 위해 각각 180억원, 6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설정했다. 공모와 사모펀드를 통해 총 1835억원을 마련하고 2590억원 가량을 현지 대출로 조달해 빌딩을 매입하는 구조다.

투자 대상인 '투 인디펜던스 스퀘어'는 미국 수도 워싱턴DC 내 핵심 행정기관 본사가 밀집한 지역에 위치한 데다 나사가 2028년까지 장기임차를 확정해 안정적인 임대료를 기대할 수 있어 매력적인 투자처로 평가됐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판매 시작일인 23일 1시간여 만에 900억원 어치를 모두 팔고 조기 마감했고 하나은행도 이튿날 판매를 마쳤다. 프라이빗뱅킹(PF) 지점 등 거액자산가 고객을 중심으로 사전 설명을 마친 상태여서 판매 개시와 동시에 완판으로 이어졌다.

한편 그동안 기관투자자의 전유물로 여겨진 해외 부동산투자에도 공모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에 연기금이나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가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모펀드 출시를 시도한 것은 안정성과 수익성이 양호한 투자 구조를 마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