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EU 탈퇴 통보 임박…브렉시트 협상 '키맨'은 누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8일(현지시간) 런던 총리 관저에서 유럽연합(EU)에 탈퇴 의사를 통보하는 서한에 서명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8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에 탈퇴를 통보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팀 배로우 EU본부 주재 영국 대사가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29일 이 서한을 전달하면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절차가 시작된다. 서한은 EU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 시간으로 29일 오후 1시30분(한국시간 29일 저녁 8시30분)에 전달될 예정이다.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영국이 EU에 탈퇴 의사를 통보하면 2년간 탈퇴 조건 등에 대한 협상이 시작된다. 협상은 5월 중순에 본격화할 전망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영국과 EU의 브렉시트 협상에서 주목해야 할 인사들을 소개했다.

◇테리사 메이 英 총리=지난해 6월 영국이 브렉시트를 결정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탈퇴 진영과 잔류 진영이 맞설 때 메이 총리는 잔류를 지지했다. 하지만 영국인들이 브렉시트를 결정한 이상 그는 '성공적인 브렉시트'를 이뤄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메이 총리는 영국이 브렉시트를 통해 EU 안팎에서 오는 이주민 수를 다시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CNBC는 그러나 메이 총리가 내각의 브렉시트 지지자들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을지, 다음 총선 때까지 정부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크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英 브렉시트 장관=영국 브렉시트부의 데이비스 장관은 영국 정부를 대신해 EU와 협상을 주도하는 중책을 맡았다.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의 이견을 조율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는 브렉시트를 반대했고 웨일스는 브렉시트를 지지했다. 이런 가운데 스코틀랜드에서는 다시 영국 연방 탈퇴 움직임이 일고 있다.


데이비스 장관은 2년 안에 합의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비상계획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이 시한 내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자동으로 EU 회원국 자격을 잃게 된다. EU 체제 내에서 맺은 모든 협약도 무효가 된다.

◇필립 해먼드 英 재무장관=해먼드 장관은 브렉시트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지만 브렉시트에 따른 재무·금융적 충격과 관련해 조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번 협상에서 가장 큰 이슈 가운데 하나는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이다.

영국 런던 금융가인 '시티오브런던'의 운명도 중요한 변수다. 영국 경제에서 금융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이르고 영국 금융권 인력도 220만명에 달한다. 영국에서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글로벌 은행들의 이탈 조짐이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리암 폭스 英 국제통상 장관=영국은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계속 갖기보다 EU와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길 바란다. 문제는 무역협정을 2년 안에 맺기 어렵다는 점이다. 영국이 EU 단일시장을 잃는 데 따른 역풍을 최소화하려면 EU 역외 국가들과도 무역협정을 새로 맺어야 한다.

◇보리스 존슨 英 외무장관=존슨 장관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런던시장으로 브렉시트를 강력하게 지지했다. 그는 최근 영국이 브렉시트 협상에 실패해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대표=바르니에 EU 집행위원회 브렉시트 협상대표는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 장관의 협상 상대다. 프랑스 정치인인 그는 EU 27개국의 요구를 취합해 영국을 상대로 EU의 이익을 대변하는 중책을 맡았다.

◇기 베르호프스타트 유럽의회 브렉시트 협상대표=베르호프스타트는 벨기에 총리 출신으로 브렉시트 협상에서 유럽의회를 대표한다. 영국과 EU가 이번 협상에서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기로 합의하면 유럽의회가 이를 승인해야 한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투스크 의장은 EU 27개국 정상을 대표한다. EU의 대통령 격이다. 그는 영국이 리스본조약 50조를 공식 발동하면 EU 27개국이 48시간 안에 협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CNBC는 이밖에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오는 4~5월 대선을 통해 집권할 차기 프랑스 대통령이 브렉시트 협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융커 위원장은 영국이 결국 EU에 다시 가입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