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 첫 매출 2조클럽 가입…HMR이 성장 이끈다

동원F&B가 지난해 첫 매출 2조클럽에 가입했다. 참치캔 등 기존 주요사업은 부진했지만 온라인 HMR(가정간편식)과 유가공 등 신성장동력 사업이 성장한데 따른 결과다. '천수답' 사업인 참치캔 매출 쏠림이 완화되면서 올해 더 큰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원F&B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2조2413억원과 영업이익 73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지난해 참치캔을 제외한 모든 부문이 성장하면서 전년대비 16.1% 증가해 첫 2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참치어가 상승에 따른 참치캔 수익성 악화로 전년대비 4.9% 하락했다.


동원F&B 실적 성장을 이끈 것은 식자재 유통·HMR사업을 담당하는 조미유통부문이다. 이 분야 매출은 지난해 6897억원으로 전년대비 35% 성장하며 매출 2조 달성 원동력이 됐다.

덕분에 동원F&B 매출도 자연스레 다각화되고 있다. 2015년 매출 비중이 70%를 웃돌았던 참치캔 등 일반식품부문은 지난해 60%대로 비중이 줄었다. 대신 식자재·HMR 등 조미유통부문은 지난해 처음 30% 비중을 넘어서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동원F&B의 참치 투입원가가 약 50%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훼손이 크지 않았던 것은 사업 다각화에 다른 결과다.

동원F&B는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동원홈푸드를 통해 온라인 HMR 사업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지난해 3월 자체 건강식 온라인몰 '차림'을 오픈하고 7월에는 온라인 HMR 1위 업체인 '더반찬'을 인수했다. '더반찬'은 회원수 26만명을 보유한 HMR 전문몰로, 주부와 1인가구는 물론, 점심값을 아끼려는 직장인들까지 고객으로 확보하면서 매출이 점차 늘고 있다. '더반찬' 인수 효과로 지난해 동원홈푸드 매출은 300억원 이상 증가했고, 이는 고스란히 동원F&B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올해는 HMR 사업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올초 '차림'과 '더반찬' 통합작업을 마쳤고, 내달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HMR 전용 신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공장 생산규모는 연간 1000억원으로, '더반찬'에서 판매하는 HMR 제품 대부분이 생산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공장 확장이전을 통해 온라인 HMR 매출이 올해 400억원, 2019년 1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통채널도 온라인에서 홈쇼핑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동원F&B 핵심인 일반식품부문에서는 유가공 사업이 참치캔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참치캔과 달리, 유가공 매출은 지난해 17% 상승했다. 매출 비중도 19%로, 참치캔(13.1%)을 훌쩍 넘어섰다. 덴마크 요구르트, 소와나무 브랜드가 골고루 호조를 보이는데다 지난해 4분기에는 '벨치즈' 라이선스도 획득해 올해 더 큰 성장이 예고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원F&B는 불황 속 다른 기업들이 지갑을 닫을 때 실속있는 투자로 실적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며 "올해는 참치캔 가격을 인상한 만큼 수익성도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