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英총리 "英, EU 단일시장 떠난다…복귀 없어"

팀 배로우 유럽연합(EU)본부 주재 영국 대사(왼쪽)가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영국의 EU 탈퇴의사를 통보하는 서한을 직접 전달했다./AFPBBNews=뉴스1

영국이 유럽연합(EU)에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했다. 이로써 영국과 EU는 앞으로 2년간 탈퇴 조건 등을 놓고 협상에 돌입하게 됐다. EU 60년 역사상 회원국의 탈퇴는 처음 있는 일로 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팀 배로우 벨기에 브뤼셀 EU본부 주재 영국 대사는 이날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영국의 EU 탈퇴의사를 통보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전날 서명한 서한이다.

영국의 탈퇴 의사 통보는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른 것이다. 영국이 EU에 탈퇴 의사를 통보하면 2년 시한으로 탈퇴 조건 등에 대한 협상이 시작된다. 영국이 시한 내에 EU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자동으로 회원국 자격을 잃게 된다. EU 체제 내에서 맺은 모든 협약이 무효가 된다.

메이 총리는 이날 의회 연설에서 이번 조치가 지난해 6월 국민투표에서 EU 탈퇴를 결정한 영국인들의 민주적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은 지난해 국민투표에서 '탈퇴' 52%, '잔류' 48%로 브렉시트를 결정했다.


메이 총리는 "영국은 이제 EU를 떠난다"며 "이는 되돌릴 수 없는 역사적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렉시트가 영국이 뒤로 물러나 어떤 나라가 될지 자문할 유일무이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영국이 이 변화의 기간을 통해 더 강하고 공정하며 안전하고 번창하는 나라로, 전 세계 인재들을 끌어모으는 곳으로 부상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또 영국이 브렉시트를 통해 EU 단일시장을 떠나 27개 EU 회원국과 금융부문을 포함화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영국과 EU 사이에 '새롭고 깊고 특별한 파트너십'(new deep and special partnership)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탈퇴 통보를 받은 투스크 의장은 오는 31일 27개 회원국의 협상 가이드라인을 취합해 협상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다음달 29일 27개국 정상회의를 열고 협상 방침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 협상은 5월에야 본격화할 전망이다.

투스크는 다만 "현재로서는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며 "EU법이 영국에 계속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게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했다.

유럽의회는 EU와 영국이 협상을 벌이는 2년 동안 EU시민의 영국 입국을 막는 어떤 합의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