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비 지급 보장 등 반짝이는 청년금융 아이디어

'제3회 머니투데이 청년금융대상 시상식'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가운데 시상,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제3회 ‘MT 청년금융대상’에는 청년실업, 고령화 등 현실 문제와 연계돼 바로 금융상품으로 출시할 수 있는 실용적인 아이디어가 유달리 많았다.


대상을 수상한 정석일씨는 ‘알바몬과 협업을 통한 채널 확대 전략’이라는 아이디어를 출품해 아르바이트생의 급여 보장을 금융상품에 접목했다. 정씨는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르바이트 사이트인 알바몬과 은행이 제휴해 알바 급여 간편송금과 청년 알바 희망플러스 예·적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간편송금 서비스는 알바몬 회원이 자신의 개인정보에 본인 인증을 통해 계좌등록을 한 후 등록된 계좌를 통해 아르바이트비를 송금받는 서비스다. 고용주 역시 본인 인증을 통해 출금계좌를 등록해 임금을 지급하게 된다. 고용주가 아르바이트생의 통장사본 등을 요구할 필요도 없고 휴대폰 번호만 있으면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어 편리하다.

'제3회 머니투데이 청년금융대상 시상식'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가운데 정석일 씨가 대상을 수상한 뒤 김학균 금융위원회 상임위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청년 아르바이트생의 목돈 마련과 저축을 돕는 청년 알바 희망플러스 예·적금은 알바몬이나 은행의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모바일 전용 상품이다. 기존 금리에 신규 가입, 알바몬에 등록된 계좌로 자동이체 등록, 친구 추천 등의 활동으로 우대금리 혜택를 제공한다.

정씨는 “주변 친구들이 적은 금액인데도 아르바이트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간편송금을 생각하게 됐다”며 “졸업 후에 은행이나 증권사에 취직하려고 하는데 이런 뜻깊은 상을 수상해 기쁘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AI와 비트코인을 접목한 신기술 관광서비스=최우수상을 받은 박선웅·박형배·박민아팀은 ‘이미지 AI(인공지능)와 핀테크(비트코인 및 P2P 거래) 기술을 융합한 관광 외국인 상품 정보 확인 및 환전서비스’로 외국인이 국내에서 쇼핑할 때 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비트코인이나 P2P(개인간) 거래를 통해 환전해 결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아이디어의 현실 가능성은 다소 미흡했지만 관광객 유치와 금융을 연계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외국 관광객은 쇼핑할 때 언어 소통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쇼핑할 때는 한글이나 영어를 모르면 상품 정보조차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 이 팀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루(Do-Ru)’라는 앱을 제시했다.

'제3회 머니투데이 청년금융대상 시상식'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가운데 박선웅 씨가 최우수상을 수상한 뒤 신제윤 국제금융협력대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두루로 상품을 스캔하면 자국 언어로 상품 정보를 확인해 장바구니에 담고 비트코인을 통해 환전하든지, P2P 방식의 개인간 매칭을 통해 환전해 이 돈을 등록된 계좌로 입금해 결제할 수 있다. 은행을 거치지 않아 환전 수수료가 싸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환전과 결제를 위해서는 미리 연동 계좌를 설정해둬야 한다.

박선웅씨는 “관광시 바가지를 방지하고 환전 수수료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MT 청년금융대상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구체적으로 준비하게 됐다”며 “현재 특허출원을 준비 중이고 앞으로 핀테크 분야에서 창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령화 대비 금융상품 아이디어=우수상을 받은 이정진·최아영팀의 ‘오래든든신탁’은 신탁제도를 활용해 고령층의 편의를 도모하는 상품이다. 신탁은행의 ‘오래든든신탁’에 가입해 자신의 사후처리(장례, 매장·봉안, 묘지관리 등)에 사용될 자금을 납입하면 사망 후 신탁은행이 장묘 및 묘지 관리업체에 비용을 지불하고 사후처리 위임에 대한 보수로 신탁보수를 받는다.

사후처리를 부탁할 가족이나 친척이 없어 곤란한 독거노인이나 상조회사에 납입하는 선불 비용이 불안한 고객에게 유용한 신탁상품이다. 고령화 문제의 한 대안이 될 수 있고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상조회사 문제 해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우수상 선정의 이유다.

이정진씨는 “고령화로 사후를 걱정하는 노인이 늘고 있고 금융권은 새로운 수익 창출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이번 상품을 구상했다”며 “최근 많은 상조회사들의 부도로 적립해 놓은 장례비용을 날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문제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제3회 머니투데이 청년금융대상 시상식'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가운데 최아영, 이정진 씨가 우수상을 수상한 뒤 머니투데이 박종면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저축을 게임처럼 한다=공동 우수작인 이주환·이주광팀의 ‘Room Banking(룸 뱅킹)’은 추상적으로 다가오는 저축의 개념을 게임을 통해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현한 앱(애플리케이션)이다. 등록하기를 통해 은행계좌나 체크카드를 등록하면 실시간으로 자신의 예금과 지출사항이 반영된다.

또 앱을 실행하면 가상공간인 ‘마이룸’이 뜨면서 보유한 금액(예금)만큼 가전제품이나 인테리어 소품을 사서 방을 꾸밀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지출하면 그만큼 방에서 물품이 사라진다. 가전제품이나 인테리어 소품은 실물 이미지이며 온라인 쇼핑몰 등과 연계해 실제로 구매할 수도 있다. 이 아이디어는 청년들에게 저축의 생활화와 합리적인 소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주광씨는 “고객이 실제로 예금한 금액과 일치하는 제품의 모양, 디자인, 기능, 가격 등을 확인해 나만의 공간에 채워놓을 수 있다”며 “실물과 연동되는 게임 같은 저축 시스템으로 저축을 유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제3회 머니투데이 청년금융대상 시상식'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가운데 이주광 씨가 우수상을 수상한 뒤 머니투데이 박종면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소비트렌드 ‘뉴노멀 꽃중년’을 잡아라=마지막 우수상 수상작인 윤인호·신정욱씨는 ‘아리따운 중년을 위한 카드 콜라보레이션’으로 ‘미중년(美中年) 카드’를 제안했다. 이 카드는 40~50대 중년 남성을 목표로 화장품 판매점, 패션 편집숍, 헬스클럽 등과 연계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해 40~50대 중년 남성들이 헬스클럽에 지출한 비용은 전년 대비 188%가량 증가하고 같은 기간 피부·미용에 들어간 비용은 100% 넘게 늘었다. 외모에 신경 쓰는 중년 남성이 늘고 있는 추세에 맞춰 할인 혜택을 담은 카드를 생각해낸 것.

윤씨는 “우리 아버지를 아저씨에서 미중년으로 바꿀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 아이디어를 냈다”며 “패션과 미용, 헬스라는 3가지에 특화한 카드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