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배우랴 검색하랴…SKT '누구'는 열공 중

/사진제공=SKT

SK텔레콤 (50,100원 ▼600 -1.18%) 인공지능(AI) 기기 ‘누구(NUGU)’가 빠르게 진화 중이다. 간편한 방식의 음성 쇼핑 기능을 새롭게 입고 나타난 이 기기는 앞으로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거나 포털사이트처럼 검색을 하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나갈 계획이다.


박구용 SKT미래기술원 랩장은 30일 SK텔레콤 을지로 본사에서 '누구' 업그레이드 현황과 비전을 발표하면서 "지식 기반에 대한 기능을 꾸준히 강화해가고 있다"며 "파트너십 대상에 대해 밝힐 수 없지만 검색 기반 서비스를 연내 출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까지 '누구'의 음성 기술 발전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검색을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해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디바이스 제조사들과의 협업과 새로운 디바이스에 접목하는 계획이다.

박 랩장은 "'누구'는 현재 스피커 형태로 출시됐지만 로봇 타입이나 영상을 인식하는 디스플레이를 갖춘 기기, 토이봇 등에 탑재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라며 "조만간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공개해 로봇 기술을 갖고 있는 서드파티 등과도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올해 좀더 조그맣고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예쁜 디바이스를 준비 중"이라고도 밝혔다. 향후 '누구'를 스마트폰에 탑재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것은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준비는 해 나가겠지만 회사 내에서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SK텔레콤은 이용자에게 유익하거나 해로운 정보가 발생했을 때 이를 먼저 알려주는 기능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새로운 기능이 나오거나, 고객에게 유익한 정보 등이 발생하면 ‘누구’가 무드등을 노란색으로 점멸하면서 사용자에게 할 말이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예컨대 집 안 공기청정기가 실내 공기가 좋지 않다는 점을 ‘누구’에게 알리면 ‘누구’는 “실내 공기 질이 나빠요. 공기 청정기를 켤까요?”라고 사람에게 알리는 식이다. 이용자들은 ‘누구’ 앱을 통해 기능별 음성 알림 수신과 알림 시간 등을 지정할 수 있다.

아직 내수용에 머물러 있는 '누구'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기 위한 준비작업도 병행 중이다. SK텔레콤은 SK(주)C&C가 IBM 왓슨을 기반으로 만든 AI플랫폼인 '에이브릴'과 연계해 '누구'에 영어를 학습시키고 있다. SK(주) C&C는 최근 한국어API를 출시하고 베타서비스에 나섰다.

이태훈 누구사업본부 팀장은 "세계 최고의 영어엔진을 보유한 에이브릴을 접목한 '누구' 서비스 개발이 거의 완료됐고 내부평가 결과 상당히 쓸만하다고 판단했다"며 "상용화 시점은 SK(주) C&C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출시 당시 음악 감상, 일정 알림, 날씨 정보 등의 기능을 시작했던 '누구'는 이후 뉴스 브리핑, 치킨 피자 배달, T맵 교통정보 안내, 라디오 등의 기능을 추가하며 진화하고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누구 판매량은 최근 7만대를 넘어섰다. 단일 디바이스로는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다음으로 높은 판매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