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위원들의 동상이몽…'금리인상 횟수' 제각각

FILE - In this Wednesday, Oct. 22, 2014, file photo, Federal Reserve Vice Chairman Stanley Fischer listens during a meeting of the 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 at the Federal Reserve in Washington. Fischer said Friday, Aug. 28, 2015, that incoming economic data and market developments will likely determine whether the Fed boosts interest rates in September. (AP Photo/Susan Walsh, File)

미국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은) 총재들이 잇따라 '연내 4차례'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올해 3차례 인상을 예고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전망보다 한 차례 많은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행정부의 경제부양책에 대한 불신이 커진 탓에 달러/원 환율 움직임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29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에릭 로젠그렌 미국 보스턴연은 총재는 이날 보스턴경제클럽 연설에서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마다 0.25%포인트씩 기본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3월 이미 한 차례 금리를 인상했으므로 이 경우 총 4차례 올리게 된다. 로젠그렌 총재는 FOMC 투표권은 없지만 토의에는 참석한다.


그는 다만 기계적인 금리인상은 안된다고 말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중요한 것은 사전에 미리 정한 길이 아니라 시장의 데이터에 근거한 접근이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미국 경제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다 규칙적인 금리 정상화가 합당하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미국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도 경제가 정상화하고 있다며 세 번 이상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 역시 투표권 없이 논의에만 참석한다. 그는 뉴욕 '포캐스터클럽'에서 행한 연설에서 "우리는 FRB가 2가지 목표로 내세운 고용과 가격안정을 거의 이뤄가고 있다"며 "당신이 계산할 줄 안다면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이런 목표에 근접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연은 총재들의 매파 발언에도 불구하고 달러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미국 달러 인덱스는 이날 강보합에 그쳤다. 미국 경제가 순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트럼프행정부의 정책운영능력에 균열이 생기면서 경제과열 우려가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경제가 실제로 급격히 좋아지지 않으면 FRB가 4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수 없다는 시각이다.


스탠리 피셔 FRB 부의장도 지난 28일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정부의 오바마케어 폐지 실패를 언급하며 올해 3차례 금리인상이 적절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부는 경제에 분명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도 "일어날지 아닐지 모르는 일에 너무 많은 무게를 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은 총재도 2~3차례 금리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에반스 총재는 FOMC 투표권을 갖고 있다. 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공적통화금융기구포럼에서 트럼프행정부의 회계정책이 불확실한 데 반해 "일반적으로 이러한 정책들이 당분간 경제를 개선시킬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에선 달러/원 환율이 일시적으로 1100원이 붕괴될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트럼프정부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4월엔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며 "지난해 저점이 1090원이란 점을 고려할 때 환율이 1100원을 일시적으로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외에도 국내 펀더멘털, 통상 압력, 미국의 예산안 통과 여부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